김성태 측 "보석 조건의 엄중함 인식하지 못하고 한 행위…파티라고 하기엔 과해"
"증인신문 마친 관계자들이고 증거인멸 우려는 전혀 없는 접촉…반성하고 있어"
재판부 "내용 살펴보고 적절한 방법으로 처리할 것…오는 22일 기일까지 결정"
보석 조건을 어기고 사건 관계자들을 만나 식사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 측이 "사건 관계인과 회식한 잘못을 인정한다"면서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이날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회장의 재판에서 "보석 조건의 엄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한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변명하자면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파티라고 하기엔 과하다. 삼계탕을 먹은 것"이라며 "증인신문을 마친 관계자들이고, 증거인멸 우려는 전혀 없는 접촉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엄밀히 보석을 취소할 수 있는 엄중한 사유임을 피고인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 그 경위를 살펴봐 달라. 보석 취소하기엔 과한 사유라고 생각한다"며 "선처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내용을 살펴보고 위반 사항의 경중을 보아 적절한 방법으로 처리하겠다"며 "다음 기일(이달 22일)까지는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한 언론 매체는 김 전 회장이 지난 6월 생일 모임 등을 비롯해 쌍방울 사옥 등에서 여러 번의 모임을 열어 회사 관계자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해당 보도를 토대로 지난달 18일 재판부에 "피고인은 작은 회식이었다고 하지만, 승인이 없다면 이 같은 만남은 불가능하다"며 "보석 취소 및 과태료 부과 명령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800만 달러 대북송금(외국환거래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및 기업 범죄(배임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해 2월 3일 구속기소 됐다가 올해 1월 보석 석방돼 그동안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아왔다.
재판부는 올 7월 김 전 회장의 대북송금 등 사건을 분리해 징역 2년 6월의 실형 등을 선고했으나,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그를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