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날개 먹거리와 일자리] 우리나라 역사서에 ‘땅이 불타다’ 기록 11차례 등장

2024-10-09

(38) ‘산유국의 꿈’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영일만(迎日灣)

정부, 영일만 석유 개발 가능성 발표

동양에서 BC 600년 석유 사용 문헌

삼국사기 2회·조선왕조실록 8회 나와

‘토함산 땅이 불타더니 3년 만에 꺼져’

지난 6월 3일 우리나라 대통령은 제1호 국정브리핑으로 “포항 영일만(迎日灣) 앞바다의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 개발 가능성”을 국민께 보고했다. “가능성 20%, 매장량 140억 배럴로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치”라는 산유국의 꿈으로 국민의 마음속에 아지랑이를 피웠다.

이에 대해는 경북도지사와 경북도민은 “포항 앞바다에 석유·가스가 펑펑 솟아나길”기원했다. 대다수 대구·경북 주민은 “기름 한방울 산출되지않는 나라”에서 ‘산유국의 꿈(dream of oil-producing state)’이 영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속칭 ‘희망 고문(hope torture)’에 행복했다. 영국의 뉴스통신사 로이터(Reuter)은 “한국 영일만 해상에 5천억 원의 세계최대 탐사자원량을 예상하는 거대한 프로젝트(giant project)”임을 지구촌에 알렸다.

석유(石油, petroleum)란 화학적으로는 자연상태에서 산출되는 탄화수소 혼합물이다. 생물학적으로는 대기가 없는 지하에서 바다유기물이 분해되어 형성된 물질이다. 지질학적으로 지질시대의 동·식물이 퇴적되어 지압과 지열로 변화된 생성물이다. BC 5세기경부터 중동이나 유럽에서는 역청(pitch)과 점토로 성벽을 만들었다. 성서 창세기(創世記)에서는 ‘노아의 방주(Noah’s ark)’를 만드는데 역청(瀝靑, pitch)을 사용해 방수작업을 했다. 헤로도토스(Herodotus, BC 484~BC 425)의 ‘역사(Histories)’에서는 지금부터 4천 년 전 바빌론의 성벽과 탑으로 천연아스팔트(瀝靑)를 사용했으며, 유프라테스강의 지류인 이수스(Issus) 강 유역에서 이 역청을 채취했다. 세시아(Cessia) 아르데리카(Ardericca) 사람들이 기름을 생산하는 우물(油井)에 대해 헤로도토스는 역사서(歷史書)에서 설명했다.

한편 동양(東洋)에서는 BC 600년경 석유를 사용했다는 문헌상 기록은 주역(周易)에서 “연못 가운데 불이 타고 있다(澤中有火).”은 기록이 있다. “연못 속에 불이 있는 모양이 바로 변혁이다(澤中有火革). 지도자가 이로써 새로운 역사임을 밝힘이었다(君子以治歷明時).”라고 해석했다. BC 1세기 전에 중국 사람들은 BC 4세기에 중국에서 석유를 사용했다는 유물(물증)로 한 왕조(漢 王朝)의 청동유등(靑銅油燈, bronze oil lamp)을 제시하고 있다. AD 347년경에 중국에서도 석유 시추작업이 있었다. 대나무 장대에 시추(試錐) 비트(boring bit)를 동아줄로 달아 낙하 가속력(落下加速力)을 이용해 240m 정도의 가스 정(gas well)을 팠다.

우리나라에서도 석유(petroleum) 혹은 메탄가스(methanegas)로 인해 “땅이 불타다(地燒 혹은 地燃).”라는 기록을 살펴보기 위해 삼국사기(三國史記), 고려사(高麗史) 및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의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보았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2회, 고려사(高麗史) 1회, 조선왕조실록에서는 8회나 나오고 있다. 조선시대 왕조별로는 세종 4회, 선조와 고종 각 1회 그리고 순조 때 2회가 나왔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서는 첫째는 진평왕 31(609)년 1월에 “모지악(毛只嶽) 아래 땅이 불에 탔다. 너비 4보, 길이 8보, 깊이 5척이었다. 10월15일까지 불탔다.” 다음으로 태종무열왕 4(657)년 7월에 “동쪽 토함산(吐含山)의 땅이 불타더니 3년 만에 꺼졌다(東吐含山地燃. 三年而滅).” 고려사(高麗史)에서는 1180년 3월 30일 “서경(西京) 유수(留守)가 보고했는데 의연촌(衣淵村)에 땅이 불타고 있는데 연료가스가 끊이지 않고, 너비와 길이가 6척 정도는 된다(衣淵村地燒, 煙煤不絶, 長廣六尺許).”라고 기록하고 있다.

조선왕록실록(朝鮮王朝實錄)에 등재된 ‘지소(地燒)’의 기록 가운데 세종 23(1441)년에 27(1445)년까지 나타난 4회만 요약하면, i) 당시 표현을 그대로 사용해 “땅이 탔던 자리에 다시 불나기가 빈발하며, 길이는 8척, 너비는 4척 정도이고, 불꽃이 성하여 낮에는 푸른 연기, 밤에는 불빛이 생겨나며, 냄새는 석유황(石硫黃)과 비슷하다. 비가 내려도 꺼지지 아니하는데 파서 보니 흙이 모두 붉은 빛이다(地燒復發, 長八尺廣四尺, 火焰熾盛, 晝則靑烟, 夜則火光, 臭同石硫黃, 雖雨不滅。 堀而視之, 土皆赤色).” 그리고 ii) 장소로는 함길도 은성부 건원동(穩城府 乾元洞), 경상도 영해부(慶尙道 寧海府)와 함길도 경성부(咸吉道 鏡城府)였다. iii) 이에 대한 대처방안으로는 “각도에 땅을 파고 흙과 돌이 불타는 상태를 보고하게 했다(上下其書于各道, 令開具其狀以聞).”

이와 같은 우리나라의 역사적 기록은 우리나라 해상 석유(가스)탐사의 인문학적 정보에 한정됨이 아니라 석유시스템 분석(petroleum system analysis)에 있어서 특히 유망구조(prospect) 혹은 가능성을 평가하고 판단하는데, i) 진흙 혹은 셰일층 위에 탄화수소 혹은 수소탄화물(석유 및 가스)을 생성하는 식물성 플랑크톤 등의 퇴적으로 구성된 근원암(source rock), ii) 2천만년~ 1천700만 년 전 한반도에서 일본열도가 찢어져 나감으로써 발생했던 대륙사면(continental slope)의 지괴(landsliding) 등으로 형성된 투수성(透水性)이 높은 사암층인 저류암(reservoir rock), iii) 불투수성(不透水性) 이암(泥巖) 혹은 셰일로 형성된 덮개암(cap rock) 및 iv) 돔(dome) 모양 혹은 배사구조(背斜構造, anticline)로 된 지하 냉장고라고 할 수 있는 트랩(trap)으로 평가한다. 이는 마치 연예인 오디션에서 심사원들이 일반적으로 0.7을 많이 주듯이 위의 4개 요소에다가 배점을 하여 이를 맞대 곱하면 0.25이다. 여기서 20%(0.2)라는 건 어느 한 요소에 0.6이란 평가치를 주었다.

지난 6월 3일 대통령이 발표했던 영일만 석유탐사 자원량은 140억 배럴에는 20% 확률이었다. 액트지오(Act-Geo) 대표 빅토르 아브레우(Victor Abreu) 박사는 이에 대해서 각종 의문 해소를 위해 6월 7일 기자회견을 했다. 이때 한국석유공사(KNOC)와 우드사이드(Woodside)의 탄성파 탐사자료에서 처리해 얻은 2D 혹은 3D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고. “3개(홍게, 집게, 주작)의 시추공에서 굉장한 규모의 경제성이 있는 탄화수소가 누적되어 있다는 사실을 찾지 못했다. 이것은 리스크(risk)를 의미한다.”고 액토지오(ActGeo) 대표가 말했다.

이를 미뤄봐서 근원암(source rock)에 0.6이란 평가치를 줬을 가능성이 있다. 근원암 0.6, 저류암 0.7, 덮개암 0.7 그리고 트랩에 0.7이란 평가치를 상호연관적 가능성에 따라 20%(=0.6×0.7×0.7×0.7)가 산출된다. 물론 한국의 역사적 가스누출 사건과 최근 동해 심해에서 발견된 150조 원에 상당하는 ‘불타는 얼음(burning ice)’이라는 별명을 가진 ‘메탄 하이드레이트(methane hydrate)’를 판단했던 선행사례를 반영하여 가중치를 줄 수도 있었다.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생성되었던 건 바로 가스가 누출되었는 사실이다. 따라서 덮개암(cap rock) 평가치에다가 낮은가능성(저평가치)을 줄 수밖에 없었다.

글 = 김도상 행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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