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중진국에서 선진국 도약 '희망의 모델'
송도 디지털 지식센터 직원 일부 한국서 채용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디지털은 국가 간 격차를 줄이는 열쇠에요. 선진국에서는 AI가 인력을 대체할 거라는 우려가 있지만, 개도국에서는 오히려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해요"
세계은행(World Bank)이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포용적 성장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상부 세계은행 디지털전환 부총재가 이끄는 디지털 AI팀은 그 한 가운데에서 현장 중심의 기술 지원을 통한 글로벌 격차 해소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은행에서 최고위직에 오른 김 부총재는 행정고시(40회)로 1997년 정보통신부에서 공직을 시작했고, 방송통신위원회 시장분석팀장, 대통령실 행정관, 그리고 LG유플러스와 구글 아태지역 공공정책 총괄 등 민관에서 경력을 쌓았다.
◆ 세계은행 디지털 AI 부문 신설…글로벌 지식 허브 역할 강화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시내 월드뱅크 본부에서 워싱턴 특파원단과 만난 김 부총재는 "세계은행이 최근 개혁의 일환으로 조직을 개편했다"며 통합 지식 뱅크(Unified Knowledge Bank)라는 개념 아래 디지털 AI 부서(Vice President of Digital AI)를 신설했다"며 "목표는 AI·데이터·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해 개발 성과를 창출하고 모든 국가의 번영을 돕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세계은행은 자금과 지식을 지원해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돕는 국제금융기관으로, 이번 조직 개편은 민간·정부·비정부기구(NGO) 등 다양한 주체를 연결하는 글로벌 지식 허브의 역할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김 부총재는 AI 혁신의 핵심이 현장의 문제 해결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과거에는 인터넷, 전자정부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헬스케어(보건), 교육, 농업 같은 실제 적용 분야 지원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I를 통해 병충해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농업 (관련) 앱처럼, 개발도상국 농민들이 스마트폰으로도 해결책을 얻을 수 있는 시대"라며 실용적 '스몰 AI'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선진국에서는 AI가 인력을 대체할 거라는 우려가 있지만, 개도국에서는 오히려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의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농업, 보건, 교육 등 현장에서 바로 작동하는 AI 솔루션을 통해 양질의 서비스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형 디지털 모델, 개발도상국의 희망으로
올 12월 인천 송도에는 세계은행의 '디지털 글로벌 지식센터'가 문을 연다. 김 부총재는 "한국은 기술, 정책, 시민의 역량이 결합된 매우 성숙한 디지털 모델"이라며 "급격한 성장과 중진국 함정 탈출, 그 중심엔 디지털 혁신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 센터는 한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세계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된 결과"라며 "한국의 성공 사례를 분석해 개발도상국이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지식과 솔루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재에 따르면 송도 지식센터의 정원은 9명 정도로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한국에서 일부를 채용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의 경험은 저개발국이 중진국으로, 중진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희망의 모델"이라며 "AI 시대에도 인프라, 통신망, 데이터센터 등 추가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특정 규제가 시장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며 "더 많은 '선진형 규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디지털 격차 해소는 인류 번영의 열쇠
AI 시대의 또 다른 핵심은 각국의 주권적 접근이다. 김 부총재는 "각국이 자기 주권을 지키면서 AI를 활용하는 정책적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며 "세계은행은 자금, 정책, 기술 지원 등 세 가지 축으로 개발도상국의 AI·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데이터센터 자원의 85~90%가 선진국에 있고,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 비중은 0.5% 미만"이라며 글로벌 디지털 격차 심화를 경고했다.
김 부총재는 "디지털화는 우리 시대의 변혁적 기회"라고 단언했다. 그는 "병원, 학교, 에너지, 농업 등 모든 서비스가 데이터 기반으로 움직인다"며 "디지털 격차 해소는 곧 인류 번영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또 "세계은행이 국제사회와 함께 AI와 디지털 기반 발전을 인류 전체로 확산시키기 위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미래를 낙관했다. 김 부총재는 "디지털은 전 세계 번영을 위한 새로운 동력"이라며 "세계은행에서 각국이 경험을 공유하고 기술과 정책, 시민의식이 함께 성장할 때 인류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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