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이겨낸 40대, 다시 런웨이 꿈꾸는 영산대 새내기

2025-06-12

“아들에게 엄마가 모델이라는 걸 당당히 말하고 싶어요.”

유방암 3기 진단, 8번의 항암치료, 그리고 다시 시작된 모델의 꿈. 올해 3월 영산대학교 시니어모델학과에 입학한 김민서(41·사진) 씨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김 씨는 20대 시절 모델로 활동하며 2002년 국내 유명 슈퍼모델대회에 출전, 이후 유명 모델 에이전시에 소속돼 다양한 무대에 섰다. 174cm로 모델치고는 크지 않은 키였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동대문 쇼핑몰 대표모델 선발 무대에서 여성모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남성모델 1위는 최근 드라마로 화제를 모은 배우 김영광이었다.

그러나 소속사 문제로 모델 활동은 중단됐다. 대구로 돌아가 결혼과 출산을 겪으며 자연스럽게 모델 일을 내려놓았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했다”는 김 씨는 평범한 일상에 만족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김 씨에게 유방암 3기라는 시련이 찾아왔다. 8차례 항암치료와 수술, 외모의 변화, 극심한 통증이 이어졌다. “다신 무대에 설 수 없을 것 같아 우울했다”는 김 씨에게 가장 큰 힘이 된 건 12살 아들과 남편, 그리고 가족이었다. “아들을 떠올리면 버틸 수 있었다”며 힘든 치료도 포기하지 않았다.

어느 날 병실에서 김 씨의 어머니가 “다시 모델 해볼래?”라고 물었다. 시니어모델학과 모집공고를 본 어머니의 제안에 김 씨는 희망을 되찾았다. 직접 입학원서를 작성해 병원 외출 허락을 받아 우체국에서 등기로 접수했다. “내일이 더 간절했기에 직접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항암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난 지난해 12월 김 씨는 영산대 시니어모델학과에 합격했다. 머리카락이 없고 얼굴이 부은 상태로 교수님을 찾아가 “괜찮을까요?”라고 물었을 때, “잘 할 거다”는 격려에 큰 용기를 얻었다.

지금 김 씨는 누구보다 행복하다. “같은 꿈을 가진 동기들과 함께 성장하고 교수님과 보내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며 “워킹뿐 아니라 마케팅, 콘텐츠 제작, 헤어·메이크업까지 체계적인 수업이 즐겁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앞으로도 모델로서, 그리고 언젠가 강단에 서는 꿈을 키우고 있다. “아들에게 엄마가 모델이라는 걸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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