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전통 염색 연구가 이병찬 선생의 ‘천연염색 실험 노트’를 알기 쉽게 설명한 《이병찬 염색 실험 노트 34년(1984~2017)》 온라인 자료집을 펴냈다. 이병찬 선생의 ‘천연염색 실험 노트’는 33년 동안 우리나라 전통 식물물감과 매염재, 천연염색법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전통염색 탐구 자료로서 천연염색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 이 자료집은 이병찬 선생의 노트를 분석하여 선생이 실험한 천연염료와 염색법 그리고 실제 염색 사진과 함께 전통 염색의 의의까지 담았다. 특히 천연염료로 만든 색을 실제 색상과 유사하게 구현하기 위해 전자책 형식의 온라인 자료집으로 제작해 천연염색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했다.
□ 우리의 전통색과 전통색 구현 과정을 기록하다
우리의 일상을 둘러싼 다채로운 색은 대부분 근대 이후 발명된 화학 합성물감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옛날에도 색색으로 직물을 물들이거나 물감을 만들어 색을 칠했다. 풀꽃이나 나무뿌리 같은 식물은 물론 벌레까지 섞고 끓이거나 말려 천연물감을 만들고 염색했다. 우리 고유의 염색법을 되살리고자 했던 이병찬 선생은 예와 같이 자연을 재료로 염료를 만들고 천연염색법을 탐구하고 기록해 왔다.
이 온라인 자료집은 선생의 전통색 구현 과정의 기록을 3개 마당으로 구성하여 소개한다. 첫 번째 마당에서는 ‘천연염색 실험 노트’의 특징과 자료적 의미를 소개하고 염색연구가로서 그의 실험정신을 돌아봤다. 두 번째 마당에서는 실제 노트의 내용을 사진과 글로 설명하고 천연염색 재료와 매염재에 대해 분석한다. 마지막으로는 다양한 물감과 매염재로 염색한 실제 색을 보여준다.
□ 처음 공개되는 염색연구가 이병찬의 염색 실험 노트
이병찬 선생은 두 번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 물감연구를 시작하기 전과 그 후의 삶. 그래서 인생의 또 다른 기록이나 마찬가지였던 ‘천연염색 실험 노트’를 소개한 이 자료집이 더욱 특별하다고 한다. 50대에 시작한 물감연구였지만, 선생은 옛 문헌에 기록된 염료식물과 염색방법을 찾아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다녔다.
이 노트에는 염료식물을 기르고 수확하여 우리 고유색을 만들고 직물과 종이에 염색하기까지 선생의 끊임없는 노력과 우리 고유색의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 식물 염색은 쉽게 변색할 수 있어 여러 차례 염색하는 등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했다. 선생은 국립민속박물관에 여러 차례에 걸쳐 많은 염색 자료를 기증했다. 그러나 이 노트는 아직도 선생의 손에 남아 있었다. 이제 선생의 실험 비법이 처음 자료집으로 공개되는 것이다.
□ 이제는 친환경 시대! 34년 동안 실험한 전통염색법을 소개한다.
근대 이후 화학물감의 발명과 염색기술의 발달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천연염색법은 점차 사라져갔다. 하지만 이제는 친환경 시대! 환경 오염으로부터 인류와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천연염색에 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식물을 염료로 염색한 직물은 피부 자극도 적어 건강을 위해서 천연염료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 자료집은 천연염료와 다양한 염색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에 천연염색법 소개는 물론 매염재료 연구자료로도 널리 활용될 것이다. 《이병찬 염색 실험 노트 34년(1984~2017)》 온라인 자료집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www.nfm.go.kr)에서 원문을 내려받아 읽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