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현금부자 두나무도…사업다각화 활로는 결국 ‘부동산’

2024-09-19

각종 신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 도출 없어

‘불패’ 강남 부동산서 안정적 투자로 자산 관리

약 4조원의 현금자산을 보유한 두나무가 최근 수천억 규모의 삼성동 부지 및 건물을 직매입하며 본격적으로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시도했던 여러 신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던 두나무는 가장 전통적이면서 실패 확률이 낮은 강남 부동산 개발 사업을 통해 수익 다각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달 26일 ‘캡스톤일반부동산사모투자회사4호’ 펀드로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 부지 및 건물을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부지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168-1, 168-2, 168-20번지로 인수금액은 3036억8800만원이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100m 남짓한 초역세권이자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바로 옆 부지기도 하다.

2021년부터 두나무가 사모펀드를 통해 수익 부동산 형태로 보유하던 토지·건축물을 이번에 직매입 한 것은 부동산 시장에 직접 뛰어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두나무 측은 “청산에 대한 결정은 두나무가 했지만 분배 방식 등은 캡스톤자산운용(청산인)으로부터 의견을 받아서 협의했다”며 “아직 내부적으로 해당 부지 및 건물에 용도 및 향후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즉, 해당 부지와 건물을 사옥으로 사용할지, 직접 개발사업에 나설지에 대한 결정이 나지 않았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펀드를 청산하고 직매입을 했다는 것을 두고 두나무가 직접 부동산 개발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IB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 부동산 개발을 시작할 때는 전문화된 조직이나 인력이 없다 보니 전문 운용사에 맡길 수 있지만 충분한 자금력을 보유한 회사라면 추후 직접 내부에 팀을 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에서 펀드를 청산하고 직매입을 하기로 판단했다는 것은 내재화 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본업에서 돈을 벌어 부동산 투자에 뛰어드는 회사들의 전례가 여럿 있기 때문에 두나무 역시 부동산 개발사업을 본격화 하려는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업황 따라 수익성 편차 극심…안정적 수익원 필요

업계에서는 그간 두나무가 가상자산을 통해 벌어들인 자산을 분산운용 하겠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던 만큼 부동산을 통해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두나무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3조8620억원으로 약 4조원에 달하며 이익잉여금만 3조5934억원으로 집계됐다.

두나무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가상자산거래소 수수료 및 보유 가상자산의 평가이익에서 나오고 있어 가상자산 업황에 따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급격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실제 가상자산 활황기였던 2021년 ROE가 68.7%까지 올랐던 두나무는 침체기였던 2022년에는 4.2%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다시 20%대까지 회복하긴 했으나 업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수익다각화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두나무가 그동안 신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두나무는 △해외 거래소 △e스포츠 △중고명품시계 거래 중개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며 신사업 진출을 타진해 왔다.

하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며 여전히 매출의 95% 이상을 업비트 거래수수료가 차지하고 있다.

이에 이번 삼성동 부지 및 건물 직매입을 통해 부동산 개발 사업을 본격화 할지 여부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이번 사안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고무적이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가상자산 시장 자체가 잘 될 때와 안 될 때의 편차가 큰 만큼 두나무에게 안정적이면서 지속적인 수익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은 분명하다”며 “그 부분에 있어서 부동산 시장은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장기적인 형태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1년부터 두나무가 이 부분을 시도해 왔으나 지금까지 현금 창출 모델이 부족했다면 이번 직매입을 시작으로 요지의 부동산 매입을 늘려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두나무가 그간 다양한 시도 끝에 가장 안전한 투자는 역시 부동산이라고 느꼈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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