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갑분 스페인?"… 기아 사장은 왜 'PV5' 들고 15시간 날아갔을까

2025-02-27

기아, 스페인 타라고나서 2번째 'EV데이' 개최

전기차 수요 높은 유럽… PV5·EV4·콘셉트 EV2 공개

송호성 사장, 유럽서 15년 주재근무한 '유럽 전문가'

전기차 플랜 직진… 리스크 커진 미국 대신 유럽 '집중'

기아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스페인 타라고나에서 두 번째 'EV데이'를 개최한 가운데 개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V데이는 지난 2023년 한국에서 처음 열린 기아 최초 전기차 전략 발표회로, 추후 출시될 신차가 대거 공개되는 자리인 만큼 개최지 역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EV데이 현장에서 이뤄진 글로벌 미디어 인터뷰에서 "EV데이는 기아에 아주 특별하다. 2년전 시작했고, 단순히 EV를 모델 별로 발표하는 것보다는, 여러 차종을 보여주는 측면에서 전체적인 전략과 비전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자리"라며 "EV데이는 앞으로 기아의 EV 중장기 전략을 끌어가는 장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EV데이에서 기아가 공개한 모델은 준중형 전기 세단 'EV4'와 브랜드 첫 PBV 모델 'PV5', 컴팩트 전기 SUV 'EV2'의 콘셉트 등 3종이다. 특히 EV4는 2년 전 한국에서 공개된 콘셉트카의 양산형 모델이란 점에서, PV5는 전세계 최초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시장을 여는 모델이다.

송 사장이 세 모델을 들고 스페인까지 날아간 건 '유럽에서 잘 팔릴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바탕이 됐다. 송 사장은 유럽에서 15년간 주재 근무를 한 '유럽통'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다 최근 주춤하는 양상이 보이고 있음에도, 과감하게 전기차를 밀어붙일 수 있었던 바탕에는 경험에서 나온 판단이 자리했다.

송 사장은 "유럽에서 15년을 살며 근무했다. 유럽 시장은 누구보다 익숙하고, 시장 특성을 잘 알고 있다"며 "전기차에 대한 수요 예측이 조금씩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큰 시장이다. 유럽은 2030년도 기준 830만대 시장이다. 올해 예상이 300만대다. 전기차에 대한 속도는 2~3년의 지연이 있을지 몰라도, 가야할 방향인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승용 모델인 EV4와 EV2 콘셉트는 소형~준중형을 선호하는 유럽 소비자 특성에 걸맞는 크기다. EV4의 경우 올 상반기 중 유럽과 국내에 출시하며, 유럽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해치백 모델을 유럽 전용으로 함께 출시한다.

EV2는 먼저 출시된 소형 전기 SUV 'EV3'보다도 작은 사이즈로, 유럽 시장에서는 가장 많이 팔리는 'B 세그먼트'에 해당된다.

브랜드 최초 PBV인 'PV5'의 경우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환경이 최적화돼있다. 유럽은 국가간 물류 이동이 활발해 LCV(경상용차) 시장이 전세계에서 가장 크다.

택시, 물류, 푸드트럭 등 용도에 따라 구조를 선택하거나 주문할 수 있고, 내연기관이 주를 이뤘던 시장에 전기 상용차를 도입했단 점은 '친환경'에 민감한 유럽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그는 "첫 EV데이는 한국이었지만, 두번째는 유럽이다. 특히 EV4 해치백은 유럽에서 중요한 모델 중 하나고, EV2 역시 10만대 이상 팔수있는 중요한 모델"이라며 "PBV 모델 자체가 유럽이 가장 큰 볼륨지역이다. LCV가 전동화로 가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모델이며, 스페인은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변수가 산재한 만큼 유럽에 힘을 줄 필요성도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이후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폐지 또는 축소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기차 시장 축소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EV데이에서 공개한 세 모델 가운데 미국 시장에 출시할 가능성이 있는 모델은 EV4, 1종에 그친다. EV2는 유럽과 반대로 미국 에선 수요가 적은 차급이고, PV5는 수입 상용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의 '치킨택스' 탓에 발도 들일 수 없다.

송 사장은 "미국은 상용에 대한 세율이 특별한 편이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할때 25%의 관세를 지불해야한다. 지금으로선 미국 출시를 생각하고 있진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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