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평화'는 우선 안정을 유지하면서 통일에 투입되던 국력을 다른 분야에 활용하자는 취지입니다."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12일 최근 출간한 저서 『좋은 담장 좋은 이웃』 북토크에서 차가운 평화에 대해 "북한의 붕괴 가능성이라는 '씨앗'에 물 주고 비료 주는 대신 북한이 스스로의 방식대로 살아가도록 두자는 뜻"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저서에서도 "통일이라는 허상에서 벗어나 남북 간 공존을 기반으로 하는 차가운 평화를 거쳐 궁극적으로 '따뜻한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통일을 내세우는 정책이 통일을 더 먼 곳으로 보내고 있다"며 "한국은 민족과 통일 문제에서 감성과 희망에 결합된 자기 연민과 도취에 빠져들었다가 다시 실망으로 돌아서곤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서에서 다룬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토머스 셀링의 언급을 이날 북토크에서 재차 언급했다. 송 전 장관은 "셸링에 따르면 상처만 남길 전쟁을 피할 가능성, 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할 가능성, 그리고 유사시 상대의 행동을 제압할 가능성을 통해 전쟁을 방지하는 것이 적대적 상대방을 둔 국가의 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소개했다. 또 "한반도에서의 차가운 평화도 북한과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되,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할 경우에는 상대를 제압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사전에 알게 해주는 방식으로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날 북토크에 토론자로 참석한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차가운 평화 속에서도 북한의 실존적 공포는 사라질 것 같지 않다"며 "북한은 '좋은 이웃'이 아니라 '나쁜 이웃'으로 '높은 담장'을 쌓고 지내자고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송 전 장관은 '핵 잠재력' 보유 필요성도 꺼냈다. "남북 간 군사적 균형에 기반한 차가운 평화 달성을 위해 한국은 핵 잠재력을 갖춰야 한다. 그 핵심은 우라늄 농축 능력 확보"라면서다. 또 "한국이 한편으로는 북한의 핵 위협 아래에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핵우산의 위력에 기대어 살아가는 현실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또 100원짜리 동전을 꺼내들며 “앞면엔 100이라는 숫자만 보이지만 뒷면을 돌려보면 이순신 장군이 있다"며 핵 잠재력에 기반한 유사시 대응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을 비유적으로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 건조에 대해서는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송 전 장관은 "핵잠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권한 확보에 초점을 맞추면 나머지는 따라온다"며 "지금은 핵잠이라는 '포장'으로 문제를 복잡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라늄 농축 능력이 있으면 재래식 잠수함 건조 능력과 결합해 핵잠으로 가는 길을 확대할 수 있다"면서다.
송 전 장관은 저서에서도 "미국의 핵 우산에 한국의 잠재적 핵 능력을 보합시켜 새로운 한반도 핵 균형을 구축해야 한다"며 "핵연료 주기, 특히 우라늄 농축 능력에 기초해 유사시 핵무기를 신속하게 제조하고 배치할 수 있는 군사·기술·정치적 측면의 기본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핵 돌파 시간'을 단축해둠으로써 '무기화되지 않은 핵무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천 전 수석은 "미국의 핵우산이 '고장'날 것에 대비해서 핵 잠재력을 갖춰야한다는 견해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핵 잠재력 확보를 명분으로 우라늄 농축을 추진한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되며 어디까지나 평화적 목적과 에너지 안보 차원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에서도 한국의 핵무장이 미·중 전략 경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기류가 옛날같지 않다"며 "한국이 지레 겁먹고 스스로 자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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