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삼국지…실적엔 희비, 전략은 진화”

2025-04-18

【 청년일보 】 국내 막걸리 시장을 이끄는 지평주조, 서울장수, 국순당의 지난해 성적표가 공개됐다. 실적에선 희비가 엇갈렸지만, 세 회사 모두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에 맞춰 제품 리뉴얼과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 지평주조, 리뉴얼·유통 다변화로 성장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평주조는 지난해 매출액 469억원, 영업이익 37억원, 당기순이익 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4%, 2.8%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0% 줄었다.

지평주조는 지난해 ‘보늬달밤’, ‘봄이’ 등 신제품 출시와 지방·해외 유통망 확장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최근에는 주력 제품인 ‘평생막걸리’를 한층 담백하고 부드럽게 리뉴얼하며 소비자 호응을 끌어냈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 제고와 온라인 채널 강화 등 다각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평생막걸리' 외 다른 제품도 리뉴얼 중이며,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하이엔드 막걸리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평주조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 최근에는 프리미엄 막걸리 ‘지평 프레시’를 호주에 수출했다.

해당 제품은 국내산 쌀과 48시간 발효한 지평 누룩을 기반으로 하고, 애플참외 향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미국, 중국, 대만 등 총 10개국에 막걸리를 수출 중이며, 연내 20개국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 서울장수, ‘월매’ 앞세워 실적 견인

서울탁주제조협회 산하 서울장수는 지난해 매출액 429억원, 영업이익 39억원, 당기순이익 3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5%, 14.7%, 16.1% 늘었다.

성장 배경에는 살균 막걸리 ‘월매’의 매출 호조가 있다. 월매는 지난해 약 1천5백만 병이 판매되며 1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12.3% 성장률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장수는 월매를 중심으로 한 제품 다각화와 젊은 층 공략에도 나섰다. 해외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월매 복숭아맛’, ‘월매 청포도맛’ 등을 출시했으며, 글로벌 스트릿 브랜드 ‘오베이(OBEY)’와 협업해 한정판 제품도 선보였다.

한편 서울장수는 1962년 서울 양조장 51개가 협력해 시작된 서울탁주제조협회를 기반으로, 2009년 산하 법인을 설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 국순당, 비탁주 부문 부진에 적자 전환

국순당은 지난해 매출액 688억원, 영업손실 23억원, 당기순이익 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4%, 79.7% 줄었으며, 영업손익은 적자 전환했다.

국순당은 막걸리 3사 중 유일한 상장사로, 구체적으로 지난해 약주 129억원, 탁주 329억원, 와인 99억원, 기타 131억원의 매출액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국순당생막걸리 등 탁주 매출은 전년 대비 5.1% 늘며 호조세를 보였으나 그 외 부문이 약세를 보였다.

전체 매출 비중을 보면 탁주가 47.8%를 차지했고, 약주는 18.7%, 와인은 14.1%, 기타 19.1% 등이었다.

회사는 지난해 전통주 대표 제품인 ‘백세주’를 전면 리브랜딩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다. ‘백세주, 백 년을 잇는 향기’라는 콘셉트 아래 젊은 세대를 겨냥해 감미와 산미를 줄이고 향을 은은하게 조정한 것이 특징이다.

국순당 관계자는 "백세주 리뉴얼 후 젊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브랜드 개선과 마케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막걸리 시장, 정부 지원에 수출 확대까지…완만한 성장세 전망

올해 막걸리 시장은 정부의 전통주 육성 정책과 프리미엄 제품 출시, 수출 확대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생주 품질 개선과 주류 숙성 기술 고도화 등 지원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호주·미국 등 해외 시장 공략과 MZ세대 맞춤형 리뉴얼 제품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막걸리는 단순한 전통주가 아니라 젊은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셉트 주류’로 진화하고 있다”며 “트렌디한 맛, 낮은 도수, 감성적인 패키지를 통해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있으며, 특히 프리미엄 라인업은 수출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단순히 술을 파는 게 아니라 브랜드를 제안하는 시대”라며 “막걸리도 차별화된 콘셉트와 스토리를 갖춘 브랜드 중심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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