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과감한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던 JTBC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이 25일 막을 내렸다. 80세 해숙(김혜자)의 파란만장한 저승 생활 못지 않게 드라마의 배경이 주목을 받았다. 지옥의 무대는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곳이 대부분이지만, 천국의 무대는 실제 존재하는 공간이 더 많다. 드라마의 팬이라면 나들이 삼아 한 번쯤 가볼 만하다.
저승에 도착한 해숙이 천국 땅을 처음 밟는 장면을 기억하시는지. 푸른 잔디가 사방으로 깔린 천국의 풍경을 담았던 장소가 바로 서울 상암동의 노을공원이다. 알다시피 이곳의 옛 이름은 난지도다. 1978년부터 1993년까지 쓰레기 매립지로, 서울의 쓰레받기 역할을 하던 곳이다. 그러다 90년대 후반 대규모 생태사업을 거쳐 지금의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을 포함한 월드컵공원으로 부활했다. 악취 진동하던 쓰레기장이 천국의 무대로 환골탈태한 셈이다.
노을공원 안쪽은 죄 잔디밭이다. 빌딩은커녕 전신주 하나도 시야에 걸리지 않아, 서울에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게 된다. 공원의 이름처럼 노을 구경하기 좋은 명당으로 유명하다. 파크 골프장, 가족 캠핑장, 자연 물놀이터, 누에생태체험장 등이 조성돼 있다.

많은 반려인 가족을 눈물짓게 한 장면이 하나 있다.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견과 반려인이 천국에서 감동의 재회를 하는 장면인데, 춘천 ‘강아지숲’에서 촬영했다. 강아지숲은 전국 최대 반려견 테마파크로 유명하다. 5300㎡(약 1600평) 규모의 강아지숲 동산을 비롯해 천연잔디 광장 3개와 반려견 전용 야외 수영장 등을 품었다. 반려견이 뛰놀기 좋은 너른 운동장을 갖춘 덕에 대형견을 둔 견주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극중 천국지원센터로 등장한 건물이 이곳의 대표 공간인 강아지숲 박물관이다.
해숙이 젊은 시절의 엄마와 만나는 가파른 고갯길의 고향 집 장면도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다. 경기도 유명산(862m)과 대부산(743m) 사이에 있는 고갯길 설매재의 풍경이다. 설매재 휴양림 초입에서 배너미고개 방향으로 1시간가량 올라가면 그림 같은 고원이 펼쳐진다. 영화 팬이라면 초가를 품은 고갯길의 풍경이 낯설지 않을 텐데, 영화 ‘관상’에서 관상가 내경(송강호)의 집으로 나왔던 장소다. 천만 영화 ‘왕의 남자’의 대미를 장식한 길놀이 장면도 설매재에서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