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방문 예정에 학생 반발…결국 방문 취소돼
시민단체들도 불법 비자금 실체 규명 요구 확산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젊은 층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노태우 불법 비자금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젊은 세대는 물론 국민 전반의 거부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새 정부의 불법 비자금 의혹 규명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노 관장이 받는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노소영 관장은 경기대학교에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했다. 노 관장의 불참은 건강상의 이유로 전해졌지만 경기대학교 학생들의 반발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기대 학생은 지난 11일 노 관장이 학교를 방문하는 것에 대해 규탄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시했으나 정치적 사유로 인해 게시 금지 처분을 받았다. 노 관장 방문 당일인 16일에는 시위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학교 측에 전달했으나, 노 관장의 방문 자체가 취소되면서 시위는 열리지 않았다.
학생들이 노 관장의 방문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것은 노태우 불법 비자금에 대한 책임 문제가 제대로 해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학생들은 대자보에서 “군사독재의 수혜자이자, 불법 비자금 은닉 의혹의 중심에 있는 노소영이 왜 경기대학교에 오는 것이냐”며 “아직까지 비자금은 온전히 규명되지 않았고, 은닉 재산은 여전히 흘러가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인물이 학문과 진실의 공간인 대학에 발을 들이려는 것도 모자라, 이를 환영하는 플랜카드가 걸리고 ‘경기대 재학생 일동’이라는 허위 명의까지 동원되고 있는 현실에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대학생들이 노 관장을 비판하는 것은 젊은 층 역시 불법 비자금 문제의 심각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태우 불법 비자금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고, 환수 역시 과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특히 이 불법 비자금을 활용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를 포함해 전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노 관장의 방문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경기대 학생은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군사정권의 수혜자인 노 관장이 방문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불법 비자금 문제도 조속히 구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관장의 행사 불참은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9월에도 서울특별시가 주최하고 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하는 ‘서울디자인 2024’에 연사로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행사 직전 불참을 통보했다. 당시 국정감사에도 출석해야 했던 노 관장은 갑자기 캐나다의 다른 행사에 참석한다며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G아티언스 2024 커넥팅 위크’ 행사에서 비전강연을 맡은 노 관장이 갑작스럽게 불참한 적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서울문화재단 이사를 맡고 있는 노 관장이 서울시가 주최하는 디자인 최대 행사에 불참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지난해 국정감사 출석을 피하기 위해 캐나다로 출국하면서 ‘서울디자인 2024’에도 불참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노 관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젊은 층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전 노태우 불법 비자금에 대해 “철저하게 처벌하고, 소멸 시효를 없애 상속자들에게도 배상 책임을 묻겠다”라며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새 정부 들어 불법 비자금에 대한 조사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또 시민단체들도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불법 비자금의 실체를 밝혀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관련 수사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노 관장에 대한 사회적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불법 비자금에 대한 문제를 새 정부에서는 반드시 해결해주길 바란다”라며 “국민의 요구가 젊은 세대로까지 확산된 만큼 관련 의혹은 투명하게 밝혀져야 하며 환수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