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두고 왔는데 돌아가니 사라져”…파크골프채 분실 사례 증가

2024-10-24

#1. 파크골프 동호인인 60대 A 씨는 구장 안 쉼터에서 잠시 쉬면서 파크골프채를 한쪽 귀퉁이에 세워뒀다. 귀가해서 잠이 들기 전에야 파크골프채를 구장에 두고 온 게 생각 난 그는 다음날 아침 구장 관리자에게 문의했으나 이미 채는 사라져버린 뒤였다. 안타깝게도 A 씨는 160만 원 상당의 파크골프채를 새로 구입해야만 했다.

#2. 70대 B 씨는 파크골프를 즐긴 뒤 잠시 화장실에 들렀다가 파크골프채를 두고 나왔다. 장만한 지 1년을 갓 넘긴 90만 원 상당의 용품이었다. 한참 지난 뒤 채를 놓고 온 것을 깨닫고 화장실에 돌아가 봤지만 채는 없었다. 이곳은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여서 누가 가져갔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었다. 주위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소문을 해봤지만 헛수고였다.

파크골프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파크골프 관련 용품을 분실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파크골프채의 경우 많게는 250만 원에 달하는 고가제품도 적지 않은 만큼 동호인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어깨동무파크골프의 취재를 종합하면 파크골프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 네이버 밴드, 카페 등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파크골프채를 분실했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게재됐다. 글의 상당수는 파크골프장을 찾은 동호인이 채나 볼을 클럽하우스나 화장실 등에 두고 나왔다가 되돌아가니 찾을 수가 없었다는 내용이다. 가방이나 외투 등을 분실했다고 하소연하는 글도 찾아볼 수 있다.

동호인에게 필수 용품인 파크골프채는 적게는 20만 원에서 많게는 250만 원까지 다양한 가격에 판매된다. 파크골프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좀 더 나은 성능을 보장한다거나 부모님 선물 등을 이유로 150만 원 이상의 고가 제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가격대가 높아질수록 아무래도 도난의 위험도 커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파크골프장은 규모에 따라 하루 최대 1000명까지도 방문할 만큼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대다수 구장은 방문자가 인근 지역 주민들이지만, 규모가 크고 이름이 알려진 구장들은 외지 동호인의 방문도 적지 않다.

파크골프장을 찾는 동호인들은 대개 자신의 소지품을 외부에 놓인 가방걸이 등에 걸어두는 식으로 보관한다. 또 다른 파크골프 업계 관계자는 “파크골프채는 디자인이 비슷하다보니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자신의 것과 타인의 것을 혼동할 수도 있다”며 “실수로 타인의 것을 가져가는 경우에는 이를 되찾기가 쉽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동호인들은 분실이나 도난을 막기 위해 스스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경북의 한 동호인은 “용품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큰 글씨로 적어두거나 눈에 잘 띄는 스티커 등을 붙여두면 다른 사람의 것과 헷갈리는 일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충남의 한 동호인도 “귀중품은 무조건 차에 두고 다니며 구장에 들어갈 땐 용품 외에 꼭 필요한 간식과 물만 들고 가는 것도 분실을 줄이는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동호인 수가 더욱 급증하는 만큼 좀 더 근본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한 때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파크골프 업체 대표는 “파크골프채가 고가의 제품인 만큼 분실을 막기 위해 IT 기술을 활용하는 등의 연구개발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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