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위원장 디지털자산 작심 비판···"탈법 위에서 발전"

2025-01-09

퇴임을 앞둔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쓴소리를 냈다.

겐슬러 위원장은 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은 근본적으로 불법성을 토대로 발전했다"며 "자산 시장에서 디지털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극히 적지만 사기를 일삼는 범법자들이 득세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지난 2021년부터 SEC 위원장을 맡아온 겐슬러는 당초 오는 2026년까지 임기를 수행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친(親)코인 대통령' 기조를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중도 사임키로 했다. 그가 사임일로 언급한 날은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는 오는 20일이다.

그는 SEC 위원장으로 일하는 동안 디지털자산을 증권성 자산으로 보고 강경한 규제를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을 제어해야 한다는 기조를 강조하며 디지털자산 업계와 큰 마찰을 빚었다. 수년간 소송을 벌여온 리플과의 법정 공방이 대표적 사례다.

겐슬러 위원장은 "디지털자산 시장은 근본적 토대가 불안하며 심리에 의존하는 시장"이라고 말하며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그는 "SEC가 제이 클레이튼 전 위원장 시절부터 디지털자산 시장의 원활한 관리를 위해 힘썼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면서 "클레이튼 위원장 시절 80건에 불과했던 디지털자산 관련 집행 조치 수는 나의 임기 중 100건 정도로 늘어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재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운영 중인 프로젝트 수가 1만~1만5000개 정도 되는 것으로 아는데 이들 중 다수는 사멸할 것"이라며 "SEC의 제재 횟수가 늘었어도 디지털자산 시장의 혼란이 여전한 것은 그만큼 이 시장이 혼탁하다는 뜻"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디지털자산 시장은 근본적으로 탈법이라는 기반 위에 발전했다"고 꼬집은 뒤 "변동성이 크고 투기적 성향이 큰 디지털산업 시장을 잘 관리하려면 확실하고 강력한 규제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SEC 위원장을 맡기 전에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블록체인 관련 강의를 맡았는데 SEC 위원장 재임 중 보인 '반(反)코인적 행보'와는 전혀 다른 어조를 나타낸 바 있다.

겐슬러 위원장은 "왜 교수 시절과 SEC 위원장 시절의 어조가 다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것이 바로 '진화'의 증거"라고 답했다.

그는 "교직에 있을 때는 단순한 시장 관찰자 입장이었고 학생들에게 새로운 금융 기술과 투자수단을 알려주는 자리였나 SEC 위원장은 자산 시장 전반을 제어하고 투자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법 집행 기관장의 자리이기 때문에 어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첨언했다.

이어 "디지털자산 분야는 증권법 위반 사례가 만연해 있다"고 꼬집으면서 "나는 대중으로부터 숱한 공격을 받아왔지만 비난을 받더라도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나와 SEC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겐슬러 위원장은 "120조달러 규모의 자본시장을 감독하는 SEC 위원장으로서 일할 수 있어서 영광스러웠고 감사하다"며 "일반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더 투명하고 공정한 자본시장을 만들기 위해 수행한 그동안의 작업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3년여의 임기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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