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 않은, 그렇다고 과하지도 않은 쿠페형 전기 SUV ‘폴스타4’

2025-12-14

드디어 찾았다.

웬만한 차에선 발견하기 어려운 실용적인 공간이 쿠페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폴스타4’에 있었다. 항상 가방을 들고 다니는 아내가 먼저 이를 발견하고는 반색을 했다. 살펴보니 폴스타4의 센터 콘솔은 특이하게도 2층 구조로 돼 있었다.

상단은 오디오 볼륨 조절용 다이얼 하나만 남긴 심플한 디자인이 특징이었고, 하단은 손가방을 보관할 수 있도록 깊게 파인 공간을 마련해뒀다. 덕분에 가방을 발 밑에 두거나, 불편하게 허리를 돌려 뒷좌석으로 옮겨놓을 필요가 사라졌다.

눈길을 끈 건 이뿐만이 아니었다. 스마트 키를 들고 차에 접근하자, 알아서 시스템이 활성화됐다. 실제로 차 안에는 물리적인 시동 버튼이 따로 없었다. 내리면 저절로 시동이 꺼진다.

운전자를 반기듯 튀어나온 팝업 도어 핸들을 잡고 차문을 여니, 이번에는 북극성 문양의 큼지막한 폴스타 로고가 LED 퍼들 램프에 의해 바닥에 또렷하게 투사된다.

세련된 디자인의 사이드 미러와 프레임이 없는 창문은 날렵한 스포츠카를 떠올리게 했다.

운전석에 앉자 시트가 부드럽게 온몸을 조여온다. 체형과 자세에 맞춰 앞뒤는 물론, 높낮이와 등받이 기울기를 조절해 기록을 저장하는 메모리 시트 기능이다.

대부분 차량에 존재하는 사이드 미러의 전후좌우 조절, 트렁크 개폐 등을 위한 물리적 버튼도 제거했다. 거의 모든 공조 기능을 중앙 디스플레이 화면 속으로 밀어넣은 까닭이다. 익숙한 문법과의 결별이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내 적응했다.

뒷유리를 아예 없애고 차량 곳곳에 배치한 카메라로 후방을 인식하도록 설계한 실험적인 디자인은 더욱 파격이었다. 디지털 룸미러 화면이 너무 선명해 눈이 부신 감이 없지 않았지만,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로 인해 차량 루프에서 뒷 범퍼까지 더 매끈하게 떨어지는 곡선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한다. 폴스타4 시승에 나선 이유도 시선을 빼앗은 유려한 곡선 때문이었다.

최근 출근길에 무심코 고개를 돌렸는데 낮은 전고와 긴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에서 오는 안정적인 비율의 측면부, 매끄러운 곡선의 후면부가 돋보이는 차량 한대가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폴스타4였다. 지난해 10월 한국 시장 출시 이후 말 그대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바로 그 차였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0대로 시작한 폴스타4 신규 등록은 그해 12월 320대로 치솟은 후 꾸준히 세자릿수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지난달까지 누적 신규 등록 대수는 2928대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라면 연내 3000대 돌파는 따논 당상이나 마찬가지다.

직접 몰아보니 인기 비결을 체감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실용성에 더해 은은한 색상의 내부 디자인, 널찍한 실내 공간, 뒷유리가 없다는 게 무색할 정도의 탁 트인 개방감 등 실내 여기저기서 사용자를 꼼꼼하고 섬세하게 배려한 흔적이 묻어났다.

선명한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아담한 크기의 D-컷 스티어링 휠, 통합형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비롯해 네이버 웨일(Whale)과 멜론(Melon) 등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대거 적용한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가 스웨덴 감성의 엠비언트 조명과 잘 어우러져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센터 디스플레이에 좌우측 상태를 나타내는 화면이 크게 나타났는데, 코너를 돌고 나서도 즉각 사라지지 않는 점은 ‘옥에 티’였다. 네비게이션 화면으로 신속하게 복귀하지 않기 때문에 초행길에 접어든 운전자라면 살짝 당황할 수 있다.

폴스타4는 안전의 대명사인 스웨덴 볼보와 중국 지리자동차의 합작 브랜드인 폴스타가 준중형 전기 패스트백 폴스타2와 함께 한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모델이다.

내년 상반기 국내 상륙 예정인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와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국 내 지리그룹 생산기지에서 만들어져 더 주목되는 차량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의 중국 전기차 견제에 따른 제조 거점 다각화 차원에서 지난 9월부터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도 북미 수출용 폴스타4 시범 생산에 들어갔다. 지리자동차그룹은 르노코리아의 2대 주주(지분율 34%)다.

폴스타4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최대 511㎞(싱글모터 기준)에 이르고,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3.8초 만에 도달하는 544마력의 강력한 성능(듀얼모터 기준)을 발휘한다.

도로의 충격을 잘 흡수해 승차감은 만족스러웠고,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치고 나가는 주행 성능 또한 디자인에 결코 밀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자율주행 보조(오토 크루즈 컨트롤) 기능 설정과 차량 간격 조절 시스템 조작이 간편해 마음에 들었다. 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전방을 주시하면 페달을 밟지 않아도 앞차와 비교적 넉넉한 간격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도로를 달렸다.

폴스타의 마이클 로쉘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0일 서울 용산구 폴스타 서울 스페이스에서 열린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중요한 시장인 한국에서 폴스타4가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올해 성과를 이어가는 한편, 내년에는 준대형 프리미엄 전기 SUV ‘폴스타3’와 고성능 전기 스포츠 그랜드 투어러(GT) 모델인 ‘폴스타5’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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