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위기 세계경제 시계제로
국제유가 상승·인플레 압력 우려
JP모건 “배럴당 130불 될 수도”
韓 등 수입선 막혀 치명타 우려
미국 공습 이후 이란이 꺼내든 호르무즈해협 봉쇄 카드에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 우려가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계제로의 안갯속에 놓였다.

이란 의회는 22일(현지시간) 자국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폭격에 대응해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에스마일 쿠사리 의회 국가안보위원장은 “최종 결정권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해협은 걸프 해역(페르시아만) 입구로 걸프 산유국, 이란, 이라크의 원유, 가스 주요 수송로다.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이 해협을 지나 실제 봉쇄될 경우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이곳을 지나는 원유, LNG의 80% 이상이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로 향한다.
실제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는 오후 7시50분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56% 오른 배럴당 75.73달러를 나타냈다. 개장 직후 배럴당 78.40달러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2.29% 오른 배럴당 78.77달러에 형성됐다. JP모건은 “최악의 경우 유가는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이란인들에게 자살행위”라며 “이란 전체 경제는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들어가고 있다. 봉쇄는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쇼크 쇼크그룹 대표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봉쇄 가능성을 낮게 보며 “이란의 최대 석유 수출 고객인 인도와 중국 두 나라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공습 후 하루가 지난 이날 “똑똑한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며 이란의 대응에 따른 압도적 대응을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정권교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게 정치적으로 올바르진 않지만, 만약 현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정권교체가 왜 없겠느냐”고 경고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공습 후 첫 공식 입장에서 “시온주의자(이스라엘) 적들은 큰 실수를 저질렀고,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들은 응징을 받아야 하며, 현재 처벌받고 있다”고 밝혔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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