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는 시들, 버거는 훨훨...엇갈리는 희비

2025-05-08

패스트푸드 양대산맥, 피자와 햄버거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으로 외식업 전반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햄버거 브랜드들은 신메뉴를 잇따라 선보이며 활기를 띠고 있다. 반면 피자 업계는 잠잠한 가운데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는 분위기다.

고물가에도 버거 방긋

8일 ‘노브랜드 버거’는 업계 평균 대비 패티 중량은 30% 늘리고 가격은 30% 내린 4500원짜리 ‘NBB 어메이징 더블’ 버거를 출시했다. 노브랜드 버거는 신세계푸드가 2019년 런칭한 중저가 햄버거 브랜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노브랜드는 브랜드 콘셉트에 맞게 ‘극강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합리적 소비’ ‘부담 없는 비용’ 등의 표현을 강조했다. 김규식 신세계푸드 프랜차이즈 담당 상무는 “점심값 평균 1만원 시대에 가장 든든한 식사 옵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브랜드는 창업 비용을 기존 대비 60% 수준인 1억원대로 낮춘 ‘콤팩트(15평) 가맹점’ 모델을 이날 공개했다. 가맹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2030년까지 버거업계 3위 안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지난달 23일에는 버거킹이 대표 메뉴인 와퍼의 뒤를 이을 ‘크리스퍼’라는 신메뉴를 내놓았다. 버거킹은 소고기 패티를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버거를 주로 선보였는데, 치킨버거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처럼 햄버거 시장은 쉐이크쉑과 파이브가이즈 등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가세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빅 4 버거 브랜드인 한국맥도날드(117억원), 롯데리아(391억원), 버거킹(384억원), KFC(164억원) 등의 지난해 이익도 크게 늘면서 활황을 보인다.

피자업계 주요 브랜드의 사정은 사뭇 다르다. 1세대 피자 프랜차이즈인 한국피자헛은 2022년부터 연속 적자를 이어오다 최근 가맹점주와의 소송 악재까지 덮치며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적자행보( -20억원)를 이어갔고, 도미노피자는 영업이익(70억원)이 늘어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판매관리비를 절감한 영향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 규모는 2019년 이후로 1조원 대에서 커지지 않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 기조가 이어지면서 햄버거와 피자 브랜드의 명암이 엇갈렸다고 본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피자는 각종 토핑과 배달료까지 포함하면 한 판에 4만원에 육박한다. 버거에 비해 비싼 가격에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햄버거는 혼자 빠르고 간편히 먹을 식사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1인 가구 증가도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 업계에는 불리한 요소다. 한끼에 1인분씩 소량의 음식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다. 배달앱이 활성화하며 1인분 먹거리 선택지도 크게 늘었다.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가 부진한 틈에 소용량과 가성비를 내세운 저가 피자 브랜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피나치공(211억원)과 피자스쿨(56억원) 등 가성비 브랜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대형 업체보다 많았다. ‘1인용 피자’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운 ‘고피자’는 설립 7년만에 7개국 12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브랜드로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햄버거와 1인용 피자의 인기는 가성비와 1인용 트렌드와 맞물린 결과”라면서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도 최근 트렌드에 맞춘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