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 다쳐 입원한 피의자…경찰, 이틀 지나도 진술 못 받아

경찰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수사 중이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고 발생 이틀이 지난 뒤에도 가해차량 운전자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전날(3일) 구체적인 일시는 밝힐 수 없으나 역주행 차량 운전자인 피의자 A씨(68)의 조사 일정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사고 후 이틀만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A씨의) 건강 상태가 경찰 조사받기 어려울 정도로 안 좋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일부 언론에서 피의자 인터뷰가 나오다 보니 경찰 조사는 못 받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본인에 유리한 발언은 하고, 이런 게 국민 법감정상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아 보여 의사 통해서 조사 일정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상 한계 때문에 아무래도 병원 방문 조사하는 게 불가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도 했다.

A씨는 사고 후 갈비뼈 골절로 병원에 입원 중이다. 부상 정도가 심해 경찰 조사를 받지 못한다는 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언론 보도를 통해서는 A씨의 입장이 공개, 전파되면서 경찰 수사 속도 관련 지적이 제기되던 상황이었다.

A씨는 일부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100% 급발진이다.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으나 차량이 말을 듣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사고 당시 차에 함께 타고 있던 60대 아내 B씨는 지난 3일 경찰서로 불러 참고인 신분으로 첫 조사를 진행했다.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A 씨의 아내 B 씨가) 2일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브레이크 제동장치가 안 들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남편의 운전 미숙으로 인한 과실 의혹을 부인한 셈이다.

앞서 A씨의 제네시스 차량은 1일 오후 9시 27분쯤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온 뒤, 호텔 앞 사거리에서 일방통행로인 세종대로18길 쪽으로 역주행하며 가속했다. 차량은 200여m를 내달려 인도를 들이받았고, 이로 인한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