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35·LG)이 긴 겨울을 빠져나와 미국 애리조나에서 새 시즌을 위한 담금질을 시작한다. 후배 내야수들이 무럭무럭 성장하는 가운데 ‘유격수 경쟁’의 한가운데에 서게 된 오지환은 “경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오지환을 비롯한 7명의 LG 선수는 15일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로 떠난다. 선발대인 이들은 오는 23일 본 선수단이 합류하기 전 먼저 미국에서 몸을 만들 계획이다.
오지환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비시즌이 길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시즌을 예상보다 빨리 마감한 느낌이라 겨울이 길게 느껴졌다”라며 “지난 시즌에는 개인적인 부상도 있었어서 몸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준비를 일찍 시작하면서 많이 연습했다”라고 말했다.
오지환은 지난 시즌 손목과 햄스트링 부상이 이어지며 경기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108경기에서 타율 0.254를 기록했다. 2023년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우승에 이바지한 오지환에게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은 시즌이다.
비시즌에는 부상 방지에 힘을 쏟았다. 오지환은 “잔부상이 많았다 보니 비시즌에는 코어 중심으로 훈련을 많이 했다”라며 “손목도 아팠고 햄스트링도 다쳤었으니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운동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몸 상태는 100%로 좋다”라고 말했다.
명실상부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인 오지환은 후배 선수들의 성장을 보며 뿌듯함을 느낀다. 그는 “경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라며 “다른 유격수들이 다 잘해주니까 유격수라는 포지션이 부각되기도 하고 가치가 더 커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오지환이 그리는 목표에는 지난 시즌 최연소 MVP를 달성한 김도영(22·KIA)의 모습도 있다. 오지환은 “김도영은 어리지만 정말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라며 “제가 나이가 있는 편이지만 (김도영을 보며) 저 정도 수준을 낼 수 있을까, 하고 갈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지환은 “20홈런을 쳐봤으면 25홈런, 30홈런에 도달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라며 “항상 이전보다 나은 시즌을 보내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짧게 끝난 가을야구가 아쉬웠던 만큼 오지환은 올해 LG의 더 높은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우승하려면 많이 이겨야 하고, 그러려면 팀 분위기가 좋아야 하고 부상자도 적어야 한다”라며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선발대로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지환은 “우승 이후 3위를 하면서 부침을 겪었기 때문에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더 알 것 같다”라며 “주장이 된 (박)해민이 형이 하자는 대로 따라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