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약물 투여·집단 폭행 장면도 연령 등급 안 매겨… 해외 숏폼드라마 ‘사각지대’

2024-10-16

해외 플랫폼에 유해 콘텐츠 버젓이 유통

영등위, 국내법 적용 어렵다며 제재 ‘0건’

모니터링도 안 해… 청소년 무방비 노출

與 배현진 “당국, 책임감 갖고 관리해야”

최근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해외 숏폼드라마 플랫폼들에 약물 흡입, 성폭행 장면 등을 묘사한 선정적인 콘텐츠들이 다수 유통되고 있는데 당국은 이에 대한 기본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플랫폼의 대다수가 국내에 법인이 없다는 이유인데, 청소년을 포함한 국내 소비자들이 유해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는 만큼 당국이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실이 17일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영등위는 해외 숏폼드라마 플랫폼 콘텐츠들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연령 등급 심의와 같은 조치를 일절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숏폼드라마는 드라마를 회당 2분 내외로 짧게 제작해 50∼150회 정도 연재하는 영상콘텐츠로 빠른 전개와 자극적인 내용이 특징이다. 비교적 최근에 등장했는데도 주요 플랫폼들의 국내 기준 앱 다운로드 수가 350만건, 월간 이용자 수가 130만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문제는 해외 플랫폼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선정적인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는데, 당국의 관리·감독은 전무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다수의 중국 숏폼드라마 플랫폼에는 약물 투여, 집단 폭행 등을 묘사한 장면이 담긴 콘텐츠가 올라와 있다. 영등위가 해당 영상물을 시청할 수 있는 연령대를 규정하기 위한 심사 자체를 진행하지 않아 청소년들에게도 유해 콘텐츠가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영등위는 해외 숏폼드라마 플랫폼에 대한 모니터링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등위는 이와 관련해 해외 플랫폼 대다수가 국내에 대리인이나 법인을 두지 않고 있어 국내법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해외 업체들이 국내 숏폼드라마 플랫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당국의 관리·감독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 의원은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방식의 플랫폼, 새 콘텐츠들이 생겨난다”며 “장삿속 유통되는 유해 콘텐츠들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해야 하는 영등위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흘러간 ‘비디오 무비’ 시대 방식에 머물지 말고 기민하게 대처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등위는 “향후 해외 숏폼 플랫폼의 국내 서비스 제공 현황 및 형태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영화비디오법 적용 여부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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