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 작년 '사상 최대' 실적 기록
넥센타이어, 미국 거래선 조정에도 매출 사상 최대
올해 트럼프 리스크 숙제… '관세'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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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가 글로벌 수요에 힘입어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매출과 영업이익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넥센타이어는 미국에서 거래선을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 매출을 올렸다.
다만 올해는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트럼프 리스크'가 닥칠 수 있어 예년과 달리 촌각을 다투는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편관세' 공약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미국 공장 유무가 관세 폭탄 피해 정도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 9조4119억원, 영업이익 1조7623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전년 대비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32.7% 증가한 수치다.
금호타이어 역시 작년 매출액 4조5381억원, 영업이익 5906억원을 기록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960년 창립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2.3%, 영업이익은 무려 43.7% 늘어난 수치다.
넥센타이어는 같은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5.4%한 2조8479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매출을 썼다. 미국 현지 유통망 중 한 곳이 파산하면서 영업이익은 1721억원으로 7.9% 줄었다. 다만 일시적인 영향인 만큼 넥센타이어는 올 상반기 내로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매출은 유럽과 나머지 지역에서 발생했다. 특히 유럽지역에서 많은 성장해왔고, 작년 매출이 유럽에서 1조 정도였는데, 올해 경우 1조 1000억이 넘는다"며 "유럽 공장 증설분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올해는 더 성장할 것으로 본다. 매출 목표는 3조로 잡았다"고 했다.
타이어 3사의 호실적을 견인한 바탕에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이 꼽힌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고인치 타이어 비중이 46.5%, 금호타이어 역시 2023년 38.1%에서 작년 41.8%로 증가했다. 넥센타이어도 북미시장에서의 고인치 비중이 작년 48.9%를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정체기)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용 타이어 공급도 확대됐다. 전기차 신차 판매가 둔화되며 OE(신차용 타이어) 공급은 줄었더라도, 전기차 타이어 교체주기가 도래하면서 RE(교체용 타이어) 공급량이 힘을 보탰을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 2019년 약 230만대에서 지난 2021년 670만대까지 늘어난 바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 등으로 내연기관차 대비 무거워 타이어 교체주기가 2~3년으로 짧은데, 전기차 특성을 고려한 기술이 적용돼 가격은 일반 타이어보다 높다.
다만, 올해 핵심시장인 미국에서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인한 변수는 악재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보편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 외 공장에서 미국으로 타이어를 수출할 때 관세 부담을 져야하고, 이는 수익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내 공장 유무가 '관세 폭탄'으로 인한 피해 정도를 가르게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타이어 3사 중 미국에 공장을 갖고 있는 업체는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로 넥센타이어의 경우 해외 공장에서 미국으로 전량 수출하고 있다.
보편관세 시행에 대비한 움직임도 감지된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공사중인 미국 테네시 공장의 증설을 연내 마무리하고, 미국 현지 생산 물량을 최대치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테네시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한국타이어는 미국에서 생산량이 1100만본, 금호타이어의 조지아주 공장의 생산 물량은 450만본이다.
넥센타이어는 현재로선 아직까지 보편관세 정책이 시행되지 않은 만큼,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다. 앞서 1조3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 신규 공장 건설을 계획하다 인플레이션 등으로 재검토에 들어간 만큼, 투자 부지와 시기를 정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보편관세가 시행되면 미국 내 경쟁업체들이 모두 타격을 입는다. 미국에 공장이 있다 하더라도 미국 생산만으로는 공급물량을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관세로 인한 피해는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