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제작진이 밝히는 A to Z “시즌 2엔 해외 ‘백수저’? 섭외 리스트 있다”

2024-10-16

유명 요리사와 무명 요리사의 요리 경연이었을 뿐이지만, 단순히 요리에만 그치지 않았다. 한 접시를 벗어난 엄청난 파급력이 대한민국에 밀어닥쳤다.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의 이야기다.

지난달 17일 공개된 ‘흑백요리사’는 단 한 달 만에 2024년 대한민국 방송가의 지평을 바꿨다. 넷플릭스의 비영어권 TV부문 글로벌 순위 1위라는 성적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출연 요리사들의 메뉴와 캐릭터 그리고 레스토랑의 인기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이들이 선보인 요리의 상품화가 거듭됐다.

다른 무엇보다 돋보였던 것은 유명 요리사는 그 경력으로 나름의 존경을 받고, 무명 요리사는 실력만으로 평가받으며 무명을 깨나가는 희열을 줬다는 지점이다. 이미 계급 사이의 사다리가 사라졌다고 여겨지는 요즘, ‘흑백요리사’의 ‘흑수저’ 요리사가 ‘백수저’ 요리사를 꺾는 장면은 그런 전복의 카타르시스를 줬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자 김학민PD와 김은지PD 그리고 모든 대본에 관여한 모은설 작가는 방송 이후 일어난 다양한 유행과 반응 그리고 해외에서의 피드백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근미래에 제작될 시즌 2의 청사진도 아주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이하 제작진과의 일문일답. (②에서 계속)

- 막대한 양의 경연 재료와 만들어진 음식의 처리는 어떻게 됐나.

“만들어진 요리가 궁금하지만, 심사위원들만 드셨다. 스태프들도 생각이 났지만, 누가 먹고 누군 아닌 상황은 맞지 않았다. 쓰이지 않은 식재료는 냉장보관에 신경 썼고, 고기의 방과 생선의 방 미션은 도축업자분들이 대기해 바로 소분했다. 기부하고 싶었지만, 탈이 나면 안 되니까 스태프들이 나눠 가졌다.”(학)

“자문 셰프님이 계셨고, 심사위원들께도 자문을 얻었다. 100인분 요리의 경우에는 적정선이 있다. 무한대로 식자재를 준비할 수 없으니 적절한 양에서 셰프님들이 만들 수 있는 부재료를 찾았다.”(지)

- 프로그램이 많은 밈(Meme)을 양산했다. 이런 유행을 예감했는지.

“안대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 두 분에게 씌울 안대의 재질을 두께와 천까지 신경 썼다. PD들이 한 번 썼는데 굉장히 인상 깊은 비주얼이었다.(웃음) 곧 프로그램을 상징하는 이미지라는 확신이 들었다. 녹화 날 역시도 마찬가지였다.”(모)

- 안대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했다.

“기존 요리 서바이벌에서 블라인드 테스트가 있었지만, 시각까지 가린 블라인드는 없었다. 당연히 심사위원분들이 요리지식이 많아 유추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두 분이 정말 힘드셨을 것 같다. 안대를 풀고 준비하는 시간이 길었다. 나중에 백종원 대표님은 ‘눈이 얼얼하다’고 하실 정도였다.”(모)

- 다양한 해외반응이 있었을 것 같다. 중국에서는 중식 셰프들에 대한 폄훼 의견이 나오기도 했는데.

“그런 부분을 논하기에 저희는 작은 존재다. 거시적 표현이 어렵기도 하다. 우리나라 요리사들이 하면 곧 한국 요리의 수준이라고 생각하는데 해외에서 평가받는 부분이 뿌듯했다. 잘하는 요리사가 많다는 걸 보여주고 이로 인해 관광이 조금 더 는다면 저희 입장에서는 작게나마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학)

- 시즌 2가 시작된다면 섭외하고 싶은 요리사가 있나?

“심사위원 두 분?(웃음)”(학)

“방향성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한 것이 없고,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다양한 요리사를 소개하고 싶다. 장르에도 치우치지 않는 방향으로 시즌 2도 가지 않을까 싶다.”(지)

“해외의 리스트도 정해 접촉해볼 예정이다. 이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도 시즌 2 예상 기대 셰프들의 리스트가 있는데, 들어 있는 분들도 있다.”(모)

- 결승이 단판에 끝나 아쉽지 않았나.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웃음) 하지만 모두가 지치는 와중에 ‘끝냈으면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더는 힘들었기 때문이다. 요리를 하고 치우는 시간이 두 시간이다. 끝나길 바라는 것이 90%, 그래도 인간적으로 한 번은 더 했으면 하는 바람이 10%였다.”(학)

- 경연이 초반에는 맛에서 나중에는 셰프의 자질로 옮겨가는 분위기였다.

“맛이 대전제이긴 했지만, 맛에는 다양한 요소가 있다. 이 다양성을 보이기 위해 라운드를 구성했다. 주재료가 돋보이는 라운드, 대량요리를 해도 맛있어야 하는 라운드, 사 먹고 싶은 맛을 평가하는 라운드가 있었다. 다 통과한 셰프라면 ‘육각형의 셰프’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 라운드별로 재미도 다르게 주고, 다양한 면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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