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전문기업 메가존클라우드의 올해 '기업공개'(IPO) 목표에 적신호가 켜졌다. 2018년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점을 근거로, 회사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수익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면, 국내 증시 상장도 무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메가존클라우드가 조만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신청한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상장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JP모건 등을 선정하면서 상장 준비에 돌입한 바 있다. 공동 주관사에는 KB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포함했다.
메가존클라우드의 예상 기업가치는 6조원 안팎이 거론된다. 상장 이후에는 최대 8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급전이 필요한 메가존클라우드가 연내 상장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가존클라우드는 2018년 설립 이후 8200억원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 가운데 일부의 회수 시기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IPO 준비 과정에 있는 터라, 관련한 사안을 거론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메가존클라우드 투자에 참여한 회사는 나우IB캐피탈을 비롯해 ▲세일즈포스 ▲JKL파트너스 ▲스톤브릿지캐피탈·KB증권 ▲카카오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 ▲현대기술투자 ▲KT ▲MBK파트너스 등이 있다. 최대주주 메가존이 지분 53.16%(19만1944주)를 갖고 ▲MBK파트너스가 10.57% ▲SPC 님버스가 8.46% ▲KT가 6.66% ▲나우IB캐피탈이 6.5%를 보유 중이다.
다만 상장을 위해서는 회사의 성장성과 안정성을 먼저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가존클라우드는 2023년 1조5106억원의 매출을 내면서 국내 MSP 첫 유니콘 기업에 등극하는 등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영업손실이 689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 손실(345억원)의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설립 이후 6년간 적자만 기록해 온 터라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업계에서는 메가존클라우드가 '유니콘 기업 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IPO에 나설 것으로 점친다. 일반적으로 거래소는 상장 심사시 업체의 매출액과 이익 등 경영성과를 중심으로 판단하지만, 이 제도의 경우 유니콘 기업 특성상 손실이 있을 가능성을 감안해 재무안정성을 평가한다. 향후 공모자금 유입 효과로 재무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니콘 특례도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인해 투자자들의 기업 평가 기준이 미래 성장 가능성보다는 당장의 경영 지표로 기운 탓이다. 지난해 이 제도를 통해 상장한 기업은 시프트업 단 한 곳 뿐이다. 결국 상장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수익성을 입증해야 하는 셈이다.
회사는 이를 개선하고자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블록체인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블록체인 사업의 경우 고팍스 인수 협상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메가존클라우드는 올해 초 염동훈 전 아마존웹서비스(AWS) 임원을 신임 총괄 대표로 선임했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 수요가 지속해 늘어가면서 기업 가치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고 본다"면서 "IPO, 그리고 상장 이후 투자자들 가치 제고를 위해서도 수익성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실한 모멘텀을 제시하지 못하면 상장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