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들이 연말을 맞아 '올해의 뉴스'를 꼽으면서 대규모 사상자를 낸 중국 내 대형사고만 쏙 빼 눈길을 끌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는 '톱 10' 안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9일 중국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는 '올해의 10대 국제 뉴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그러면서 '한국 계엄령'을 8번째 중요 뉴스로 꼽았다.
CC-TV는 이날 메인뉴스에서 "한국은 6시간의 '계엄령 풍파'를 겪었으며, 윤석열은 사상 세 번째로 국회에서 탄핵을 당한 대통령이 됐다"며 계엄과 탄핵 사태를 비중 있게 다뤘다.
CC-TV가 꼽은 올해의 국제 뉴스 1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외교였다. 이어 2위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및 시리아의 정권 교체, 3위는 우크라이나 전쟁 1000일이었다. 방송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소개하면서 "서구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선을 넘어' 위기를 격화시켰다"면서도 북한군의 참전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4위는 미국 대선에서의 정치 양극화, 5위는 유럽의 경제와 정치 구조의 파편화, 6위는 세계 경제 리스크, 7위는 인공지능(AI) 굴기 순이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국제 뉴스를 빼고 10대 국내 및 스포츠 뉴스만 선정해 발표했다. 신화사는 국내 10대 뉴스 1위로 지난 4월부터 진행한 중국공산당의 기율 학습을 꼽았다. 체제 강화를 위한 부패 척결을 중시하는 당국의 시각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2위는 여러 첨단 기술 분야에서 거둔 성취였다. 통신은 선저우 유인우주선의 두 차례 발사 성공, 항어 6호의 달 뒷면 토양 샘플 채취 등도 강조했다. CC-TV는 국내뉴스 1위에 당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올렸고,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NEV) 차량의 연간 생산량이 처음으로 1000만대를 돌파한 소식을 중요 뉴스로 꼽았다.
대만 문제도 중시했다. 신화사는 국내 뉴스 3위로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두려워 떨게했다”라며 지난 5월과 10월 대만 라이칭더 총통의 취임사와 쌍십절(신해혁명이 일어난 날) 연설 직후 펼쳤던 두 차례 ‘합동 날카로운 칼날’ 훈련을 강조했다.
다만 대규모 인명 사고 등 부정적인 뉴스는 모두 배제했다. 장시성 신위시에서 39명이 사망한 대형 화재(1월), 48명이 숨진 광둥성 고속도로의 산사태 매몰 사고(5월), 35명이 희생된 주하이 차량 폭주 사건(11월) 등은 10대 뉴스에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