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한강 위해 한국문학 활성화 중요"…내년 대한민국 문학축제 연다

2024-10-16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 문학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 문학계와 번역계 등과 머리를 맞댔다. 향후 예산 확대 필요성과 문학나눔, 문학비평·담론 형성, 문학축제의 확산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16일 서울 한국문학번역원 4층 대회의실에서 한국 문학 해외진출 관계기관 회의가 개최됐다. 이 자리엔 신은향 문체부 예술정책관, 김도영 예술정책과장, 국제문화정책과 김영조 서기관, 한류지원협력과 권용덕 사무관, 국제문화사업과 인숙진 과장, 출판인쇄독서진흥과 이숙은 사무관, 국립중앙도서관 김혜련 국제교류홍보팀장을 비롯해 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국립한국문학관,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한국문학관협회, 한국문학평론가협회, 한국작가회의, 한국출판인회의,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시인협회 등 관계기관의 대표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유인촌 장관 세종에서 영상을 통해 회의 참석자들을 향해 "노벨상 수상하게 돼서 많은 분들이 기뻐하고 축하할일이라고 말씀하시고 저 역시 대한민국의 큰 경사고 오히려 제가 축하의 말을 더 많이 받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면서 "많은 분들이 염원도 하고 언제쯤 받을지 기다리던 일이 우리 곁으로 왔기 때문에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을 계기로 해서 문체부는 물론이고 유관 기관들, 문예위, 출진위, 번역원 관계기관과 시인협회, 소설가협회, 펜 한국본부 관련 기관에서 한 자리에 모이셔서 우리 문학의 앞으로 발전 방향을 좋은 말씀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부탁했다.

특히 유 장관은 "취임한 지 1년이 됐는데 우리가 문학, 번역 이쪽의 간담회 6번, 출판계까지 합치면 열 몇번쯤 되고 상당히 현장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때마다 가슴 아팠던 것이 올해 예산, 작년에 출판계, 문학, 번역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고 간담회 때마다 질타를 많이 받았다. 변명이지만 제가 짠 게 아니라서 작년에 그렇게 됐다고 복구를 잘 시켜보겠다고 많이 듣고 잘 극복해보려고 정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내년 예산은 예전만큼 완전히 회복되는 건 아니지만 올해보다 훨씬 증액된 예산으로 번역원, 출판쪽, 지역서점 살리기와 독서 전반적으로 복귀를 시켜놨다. 와중에 노벨문학상까지 받으니 뭔가 더 살려보려고 노력하는 중에 이런 일이 생겨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을 계기로 더 많은 작가를 발굴하고 번역하고 해외 진출시키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계속 하는 일"이라면서 "조금 아쉬운 것은 독서 진흥계획이라든지 지역 서점의 어려움, 많은 중소 출판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일들이 이번을 계기로 책과 국민들이 가까이 할 수 있게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동기부여를 주셔서 작가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문체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서비스하는 일이고 현장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창작 의지를 표현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는 게 큰 일이다. 1년간 했던 얘기가 창작자 우선, 우리는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게 우리 부처의 가장 큰 일이라고 얘기해왔다 그런 일들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부탁했다.

지난 8월 취임한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제가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기쁜 일이 생겨서 정말 크나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작가분들이 1990년대부터 있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셔서 번역원 기반이 만들어졌다. 정부도 모자라는 예산을 할애해서 여기까지 성장했고 22년부터 예산이 조금 줄어들었지만 장관님 새로 오셔가지고 25년 예산은 또 8억을 늘려주셨는데 언론에선 질타를 받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에 우리가 한강 작가를 위해서 한 일이 뭔가를 쭉 뒤져보니까 번역 지원을 8억 5000만 원을 했다. 그다음에 국제 교류 지원을 1억 5000을 해서 총 10억 원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선 번역원과 예술위원회, 출판문화산업진흥원, 문체부에서 진행 중인 한국문학 번역출판지원, 번역인력 양성, 전략지역 맞춤형 번역출판, 저작권 수출 지원 활성화, 해외교류 기획, 해외 출판인 교류, 서울국제작가축제, 문화주간 운영, 문학 상주작가, K-BOOK 수출 플랫폼, 문학나눔 도서보급, 수출용 홍보자료 지원, K-BOOK 저작권 마켓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이 소개됐다.

여기에 한국출판인회의 이광호 회장은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은 후 제2의 한강 작가가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신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어 문학 시장의 활성화다. 한국 문학의 가장 약점은 한국어 문학 시장이 너무 작다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한국어 문학 작가들 보호와 양성을 위해 ▲국내외 문학나눔 사업 확대 ▲공공대출 보상권 ▲출판계 세액공제를 요청했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 오형엽 회장은 "한국 문학의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 비평 담론의 활성화, 두 번째는 확산하기를 위해서 번역의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국내 번역담론 활성화를 위한 문예지 지원과 이 담론이 해외에서도 이어지도록 하는 번역과의 연계성을 강조했다.

이밖에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인 청년 작가 육호수는 젊은 작가들의 열악한 실상과 함께 재차 비평담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상주작가 지원에 대해서도 "상주 작가 사업을 확대해서 전국적으로 고르게 지역에 기반한 문화 커뮤니티가 활성화돼야 한국 문학이 든든한 지지 기반과 독자 기반이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냈다.

전보삼 한국문학관협회 회장은 "어제 큐원 출판사에서 박경리의 '토지'를 완간해서 29일에 통영에서 큰 행사를 준비 중이다. 그쪽에서 아이디어를 몇 가지 보내왔다. 언어권별로 번역자나 편집자들을 구축해서 한국에서 연수 같은 것을 좀 해달라는 것이 첫 번째고 해외의 번역자들이 한국에 와서 접촉할 수 있는 실무자들을 연결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국 문학에 대한 영상시도도 굉장히 중요하고 저변을 빨리 넓히고 알리는 데는 굉장히 중요하다. 아직 확신이 초보적인 단계인데 이런 것도 좀 신경을 써달라는 이야기를 했다. 문학만이 아니고 그림책, 인문 서적, 예술 도서 에세이집 이런 것들도 다양한 계층을 위해서 좀 신경 써달라는 것이 출판사와 일본 작가의 요구였다"고 전했다.

이날 문체부에서는 관계기관 대표 참석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해외 기관 패키징 지원 계획 수립을 예정하고 있으며, ▲문학비평·담론 형성을 지원하고 예술위의 문학주간과 한국문학번역원에서도 서울 국제 작가 축제, 국립한국문학원의 전시 등을 엮어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로 규모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신은향 예술정책관은 "10월까지 국감 이후에 11월 국회에서 예산, 결산 심의가 시작된다. 선물처럼 수상 소식이 들려오고 노벨상 때문에 해외에서 여러 수요들이 이제 좀 많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는데 잘 대응을 해서 예산 확보나 이런 거에 더 신경을 좀 쓸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늘 의견을 모아서 조금 더 확보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해보겠다. 제도적 개선 방안 이런 것도 저희가 같이 묶어가지고 이렇게 대책을 발표할 수 있는지 좀 더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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