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가 그러는데 내 눈이 뒤로 돌아갔다더라”…헐이 들려준 아찔했던 실신 순간

2025-07-24

여자골프 세계 19위 찰리 헐(잉글랜드·사진)이 2주 전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첫날 경기 중 기절한 상황을 자세히 알렸다.

당당하고 거침 없는 성격으로 ‘걸크러시’의 대명사로 통하는 헐은 24일부터 나흘간 영국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파72·6538야드)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공동 주관대회 ISPS 한다 스코티시 여자오픈(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미국), 아마추어 세계 1위 출신으로 프로 데뷔전을 치르는 로티 워드(잉글랜드)와 이틀간 동반플레이 한다.

개막전 대회 공식인터뷰에서 헐은 “지금 몸상태는 80% 정도 회복됐다”며 지난 10일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경기중 두 차례나 쓰러진 뒤 기권한 상황을 상세히 들려줬다.

“월요일부터 정말 몸이 안 좋았어요. 하루 종일 구토를 했죠. LET 아이리시 오픈에서 돌아온 직후라 비행 때문이었는지 정말 고생했어요. 화요일 아침에도 여전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연습 라운드를 했지만 너무 피곤했어요. 몸이 쑤시고 열도 많이 났고요.”

헐은 수요일 프로암에 출전해 동반자를 실망시키기 싫어 억지로 버텼고 목요일 아침 1라운드를 시작할 때는 상태가 더 심해져 있었다고 밝혔다.

“그날 아침 눈을 떴는데 현기증이 났고 식은땀이 나고 힘이 전혀 없었어요. 저의 12번째 홀인 3번홀에서 벙커샷을 치려다가 갑자기 어지럽고 시야가 흐려지고 청각도 아득해졌어요. 기절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시야가 먼저 사라지고 그 다음에 들리지도 않아요. 모든게 뿌옇게 변해요.”

잠시 진정한 뒤 벙커샷을 쳐 거의 버디를 만들 뻔 한 헐은 다음홀로 이동하면서 의료진을 부르고 4번홀 티샷까지 날리고 다시 쓰러졌다.

“티샷을 치기 전 또 다시 시야와 청각이 사라졌고, 무릎에 힘이 풀리면서 쓰러졌어요. 다시 일어나서 티샷을 쳤고, 속으로 ‘6홀 남았으니까 끝까지 가보자, 버디 몇 개 하면 3~4언더는 나올 수 있어’라고 생각했어요.”

헐은 티샷 이후 페어웨이로 몇 발짝 움직이다가 기절했다. “그 이후로는 기억이 없어요. 캐디가 말하길, 내 눈이 뒤로 돌아가며 실신했고 1분 넘게 의식을 잃었다고 해요. 다행히 보안요원과 의료진이 내 머리가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히기 직전에 잡아줬대요.”

정신이 들었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마치 깊은 잠에서 깬 기분이었어요. 너무 편안했죠. 그러다 ‘어, 여긴 내 방이 아닌데’ 하면서 위를 봤더니 새들이 날아다니고, 주위에 15명쯤 서 있는 거예요. 그렇게 정신을 차렸어요.”

헐은 몸을 진정한 뒤 에이전트를 통해 1라운드 잔여경기를 오후에 마저 치를 수 있는지 문의했으나 규정상 허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헐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회복하고 있다. “2주간 운동을 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2주는 더 쉬어야 한다고 하는데 운동을 못 가니까 정말 미쳐 버릴 것 같다”는 그는 “그래도 골프 연습은 계속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평소처럼 다른 선수들보다 앞서 걷지는 못하겠지만 어떻게든 해낼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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