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북미·유럽시장 홀린 명품 인조대리석… 롯데케미칼 세계 1위 정조준

2024-10-09

전남 여수시에 있는 롯데케미칼(011170) 여수공장. 7일 찾은 이 공장 입구에는 석화 산업단지와 어울리지 않는 인조대리석과 아름다운 무늬가 특징인 ‘엔지니어드스톤(이스톤)’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이 제품들은 국내 석유화학 업체 중 유일하게 인테리어용 건자재를 생산하는 롯데케미칼이 자랑하는 제품들이다. 롯데케미칼은 1993년 처음으로 인조 대리석 시장에 진출한 뒤 2009년에는 고부가 제품인 이스톤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건자재 시장에서의 저변을 넓혀왔다. 롯데케미칼이 건자재 생산현장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케미칼이 연간 97만 매를 생산하는 인조 대리석은 천연 광물질과 수산화알루미늄(ATH)과 아크릴수지(PMMA)를 혼합해 만든 제품이다. 천연 대리석의 질감과 특성은 살리면서도 화학반응을 가하면 변형이 쉬워 가공성‧내구성이 뛰어나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전세계 시장 점유율이 17%에 이른다.

롯데케미칼의 이스톤 브랜드 ‘래디언스’는 석영(쿼츠)을 90% 이상 투입해 합성수지인 불포화 폴리에스터(UPE)와 색을 입히는 안료를 혼합해 만들어지는 제품이다. 기존 인조 대리석보다 충격에 강하고 천연 대리석과는 달리 색상을 자유자재로 입히는 게 가능해 건물의 바닥재나 주방용 인테리어 등으로 사용되는 고품격 자재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2019년 튀르키예 이스톤 전문 업체인 ‘벨렌코’를 인수한 뒤 북미와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스톤 생산 과정의 핵심은 물 묻은 모래처럼 끈적끈적한 석영과 합성수지 혼합물을 강하게 누르는 진공압축 과정이다. 이날 찾은 공장에서도 진공압축 과정이 한창이었다. 압축 공정의 소음이 워낙 강해 옆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신영석 이스톤담당 리더는 “주방 상판이나 바닥으로 쓰려면 강도가 중요해 강하게 압축하는 작업이 필수”라며 “김칫국물 같은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얼룩이 남지 않기 위해서도 강하게 눌러 기포를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압축을 마치면 합성수지가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도록 열을 가해 경화작업이 진행된다. 이후에는 판을 차갑게 식힌다. 냉각 작업에는 각 판 사이사이에 냉각수가 돌 수 있도록 롯데케미칼이 직접 개발한 설비가 사용된다. 롯데케미칼은 이스톤 생산공장 외곽에 냉각수를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자체 수처리 시설까지 갖췄다.

롯데케미칼은 소비자에게 직접 이스톤을 판매하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에 진출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이스톤은 연간 44만 매를 생산하면서 지난해 시장점유율 3%에 그쳤지만 올해는 사업 영역을 확대해 점유율을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문정원 건자재생산지원팀장은 “증설 등을 진행해 중장기적으로 인조 대리석과 이스톤 모두 연 100만 매까지 생산능력을 향상시켜 글로벌 1위 건자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