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어차피 이재명은 못 이겨"…이변 없었던 민주당 경선

2025-04-19

“어차피 이재명 후보는 못 이기겠지만, 차기를 위해 힘을 실어주려고요.”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충청권을 시작으로 전국 권역별 순회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 기류가 형성된 가운데 열린 첫 경선에서는 이재명·김경수·김동연 후보 지지자들 간의 공방이나 세력 다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지자들은 행사 시작 전부터 체육관 밖에서 세 후보의 이름과 구호를 외치며 유세전을 펼쳤다. 몇몇 지지자들은 부스 앞에 모여 노래를 틀고 춤을 추는 등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곳곳에 토끼, 고양이, 곰 등 다양한 인형탈을 쓰고 돌아다니며 유세에 힘을 보태는 사람들도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분위기를 보여주듯 장외는 ‘지금은 이재명’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등 이 후보를 지지하는 문구의 피켓으로 가득했다. 이 후보의 유세 현장을 구경하던 홍 모(64) 씨는 “주변에 나이대가 비슷한 충청도 사람들 중엔 국민의힘 지지층이 많지만 나는 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커져 이 자리에 나왔다”며 “세 명 중에 이 후보가 가장 확실하게, 압도적으로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지지한다”고 밝혔다.

‘양김(김동연·김경수)’ 후보의 지지자들도 열띤 유세를 폈지만 ‘어대명’ 기류는 꺾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인을 김동연 후보 지지자라고 소개한 50대 김 모 씨는 “김 후보가 충북 음성 출신이기도 하고 약력을 보면 경험이 많아 지지하지만 어차피 (이 후보를) 못 이길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그래도 (김 후보가) 차기나 차차기 인물로 적합해 보여서 힘을 실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김동연 후보를 지지해 천안에서 40분가량 차를 타고 왔다는 임 모(41) 씨는 “IMF 때보다 경기가 안 좋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출마 선언 당시 관세 등 국제 경제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하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웠다”면서도 “막상 경선 현장에 와보니 이 후보 지지자 수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경선이) 의미가 있나 싶다”고 덧붙였다.

장외에는 다수의 지지자가 한데 뒤섞여 있었지만 충돌이나 갈등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김경수 후보 유세를 펼치던 한 관계자는 “세 명의 후보 지지자들이 몰리는 경선 현장이지만 질서정연하고 축제 분위기”라며 “이 후보 지지가 가장 많지만, 김경수 후보가 충청권에서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후 3시 개회를 앞두고 장내에서도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사회를 맡은 이강일 의원이 특정 후보자의 이름을 연호하면 행사 진행에 차질이 생긴다며 개별 후보 응원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열기는 쉽사리 식지 않았다. 개회 선언 이후 세 후보자가 차례로 연설장에 입장하자 지지자들은 형광 응원봉을 흔들고 환호성을 지르며 호응했다.

김동연 후보는 대전이 연고지인 프로야구팀 한화이글스 점퍼를 입은 채 한화이글스의 응원곡 ‘나는 행복합니다’ 속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 후보 측은 “입장곡과 의상은 올해 이글스가 반드시 가을 야구를 할 것이라는 믿음과 바람을 가지고 선택했다”며 “약속의 8회, 역전의 야구를 펼치는 이글스와 같이 김 후보도 민주당 경선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께 발표된 민주당 충청권 경선 투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88.15%의 득표를 얻어 압승을 거뒀다. 뒤이어 김동연 후보가 7.54%, 김경수 후보가 4.31%의 득표율로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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