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CES 2025' 현장에서 글로벌 AI 반도체 큰손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를 만나 굳건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니즈에 맞춰 HBM(고대역폭메모리) 개발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이미 그 속도가 요구 수준을 넘어섰다는 게 회사 측 전언이다.
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 행사장에서 국내 언론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만남으로 이뤄진 사업 논의 내용을 언급하고 SK의 AI 사업 비전 등을 공유했다.
먼저 최 회장은 황 CEO와의 만남에 대해 "사업 관련한 여러 논의를 했다"면서 "기존 상대의 요구는 '더 빨리 개발을 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최근 SK하이닉스가 그 속도를 선제적으로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 속도를 선제적으로 높여 헤드투헤드(Head-to-Head)로 서로 빨리 만드는 것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최 회장은 엔비디아를 향해선 "컴퓨팅을 잘 이해해 관련 솔루션을 가장 효율적으로 찾아서 만드는 회사"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최 회장은 3년 연속 CES를 찾은 소감에 대해선 "전부 AI화 되어가고 있다"면서 "모든 것에 AI가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전시"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속칭 피지컬 AI라고 하는 로봇이나 우리 주변 기기 안에 AI가 탑재되는 것이 일상화되고 상식화됐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SK의 AI 데이터센터 사업 비전도 소개했다. 그는 "지금은 AI 반도체를 하고 있지만 새롭게 추진하는 것은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이 될 수 있는 모델을 찾는 것"이라며 "AI 데이터 관련 비즈니스를 중점 추진 과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회장은 대한민국이 AI산업 경쟁에서 뒤쳐져서는 안 된다는 점도 피력했다. 그는 "AI는 이제 좋든 싫든 해야만 하는 것"이라며 "경쟁에서 뒤처지면 반도체, 조선, 철강 등 그동안 우리가 자랑하던 모든 산업의 경쟁력이 위협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AI는 선택사항이 아니고 인터넷 환경이나 증기기관처럼 모든 분야에 걸쳐 전방위적 변화를 만들고 있는 산업"이라며 "가능하면 최전선에 서서 이 변화를 이끌어갈 것이냐 따라갈 것이냐에 따라 경제적 부침이 달려 있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의 AI산업 발전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 어떤 형태로든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제조업 또는 로봇 관련 AI를 만들거나 특정 지역을 전략화하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