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가 방글라데시를 거점으로 한 해외 협력 전략을 사실상 접는다. 현지 정국 불안으로 인프라 사업 추진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거점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KIND는 최근 이사회에서 방글라데시 해외인프라협력센터 사업소를 폐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해외인프라협력센터는 2022년 문을 열었다. 한국 기업의 해외 인프라 우선협력사업을 실질적인 수주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현지 전진기지 성격의 조직이었다. KIND는 센터를 통해 방글라데시 정부기관과의 지속적인 네트워킹은 물론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 다자개발은행(MDB) 등과의 협력 창구 역할을 수행해왔다.
센터의 핵심 역할은 정부 간(G2G) 협력 기반의 사업 발굴이었다. KIND는 2019년 방글라데시 민관협력청(PPPA)과 함께 '조인트 플랫폼(Joint Platform)'을 구축했다. 한국과 방글라데시 양국이 인프라 사업을 공동으로 제안하면, KIND가 경쟁력 있는 한국 기업을 플랫폼에 초대해 우선사업권을 갖고 협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 협의체다. 이를 통해 국내 건설·엔지니어링 기업들이 방글라데시 인프라 사업에서 사업권을 확보하는 성과도 냈다.
지난해 들어 방글라데시 정국이 급변하면서 사업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 공무원의 30%를 독립전쟁 참가자 자녀로 의무 할당해야 한다는 규정이 부활하며 행정 전반에 혼선이 발생했고, 이후 전국적인 대규모 소요 사태와 정권 교체가 이어지면서 한국 기업이 추진하던 다수의 인프라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거나 백지화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매그나 대교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20년 KIND와 대우건설·현대건설·한국도로공사 등으로 구성된 국내 컨소시엄이 수주한 프로젝트다. 총사업비 약 10억달러를 들여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를 흐르는 매그나강에 총연장 24㎞ 규모의 교량을 건설하는 대형 인프라 사업이었다. 사업성 문제로 일부 참여사가 컨소시엄에서 이탈한 데 이어 방글라데시의 정치·사회적 불안정성이 돌발 변수로 작용하면서 결국 올해 좌초됐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방글라데시를 거점으로 한 사업 추진 자체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KIND 관계자는 "현지 정치·사회적 불안정으로 추진해오던 주요 사업들이 참여 포기나 장기 지연 등 난항을 겪고 있다"며 "이런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글라데시 센터를 폐소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센터 폐소는 즉시 이뤄지지는 않는다. 행정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실제 철수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아직 최종 폐소 단계는 아니며, 관련 행정 절차에 4~6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빠르면 내년 5월쯤 돼야 폐소가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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