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가 A&C 자금줄?"···박대연 회장 배임 의혹도

2024-09-26

티맥스의 막대한 자금이 그룹 신사업을 책임지는 계열사 티맥스A&C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그룹 미래를 책임질 회사를 돕기 위한 것이라지만, 계열사 간 부당지원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학계에서는 "박대연 회장과 오너 일가의 잇속 챙기기"라며 배임 의혹까지 제기한다.

26일 티맥스A&C의 2023년 감사보고서 내 계열사 간 자금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그룹 계열사 티맥스데이터로부터 708억원의 자금을 차입했다. 같은 기간 티맥스데이터는 359억원의 티맥스A&C 채권도 보유했다.

티맥스A&C는 이렇게 마련한 돈을 ▲티맥스에이아이 ▲티맥스와플 ▲티맥스메타버스 ▲티맥스핀테크 ▲티맥스알지 등 자회사에 대여했다.

티맥스A&C가 매년 적자를 이어 나가고 있는 기업임을 감안하면 이런 차입금은 계열사이기에 가능한 수준이다. 지난해 티맥스A&C는 매출 38억, 영업손실 5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6% 줄었고, 영업손실도 22.1% 늘었다. 이 기간 티맥스A&C는 자본잠식 상태였다. 당시 회사의 자기 자본(자본 총계)은 -1654억원이다.

회사 재정은 올해 들어 더욱 악화한 상태다. 그룹이 티맥스소프트를 인수하는데 큰 투자를 감행하며, 회사 재무 상태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결국 이달에는 임직원 급여마저 체불했다. 동시에 유연근무제도를 폐지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런 상황 속 티맥스그룹이 계열사를 살리기 위해 부당하게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의혹도 새어 나온다. 과거부터 이런 티맥스A&C를 도우려 티맥스데이터가 외부에서 높은 이자율로 자금을 끌어와 저율로 티맥스A&C에 내줬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양사 단기차입금 내역을 살펴보면, 티맥스데이터는 ▲케이스마트인슈 ▲케이지스틸 ▲앤알캐피탈대부 ▲케이지이니시스 등에 15% 이자로 600억원을 차입했다. 같은 기간 티맥스A&C는 티맥스데이터로부터 4.6~8% 이자에 942억원, 그 자회사 티맥스티베로에 8% 이자율로 78억원 등 빌렸다.

일각에서는 티맥스데이터 측이 이렇게 빌려준 돈을 대손 처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기간 티맥스데이터의 대손상각비는 총 947억원이다.

박대연 회장 및 오너 일가의 배임 행위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박 회장 일가가 양사 지분을 각각 약 80%나 가진 만큼 개인 회사나 다름 없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오너 일가가 이 과정에서 이윤을 취했을 것이라 본다. 지난해 말 기준 박 회장은 티맥스데이터 지분 77.89%를, 티맥스A&C 지분 79.11%를 보유 중이다. 이 외에도 박용연·삼연·명애 씨 등 형제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보통 계열사 내부 거래에서 한쪽이 이자를 부담하고 다른 계열사가 이를 부담하지 않았다면, 부당 지원으로 볼 수 있다"며 "빌려준 쪽이 대여금을 대손 처리했다면, 이는 경영진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명백한 부당 지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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