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국내 핵심 수출산업을 겨냥하면서 산업계가 신음하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이 이를 타개할 산은법(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을 긴급 발의했다.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 이차전지, 인공지능(AI), 로봇 등에 금융규제와 관계 없이 자금을 지원하는 취지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강 의원은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총 23명과 함께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산은에 첨단전략산업 기금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AI △로봇 △방산 등 첨단전략산업 전반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원방식은 대출을 비롯 투자 등 종합적인 금융지원이 가능토록 구성했다. 기금 재원은 정부보증 첨단전략산업기금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고, 기금 운영자금(경비, 이자비용 등) 등은 산은 등이 기금에 출연해 충당한다.
개정안을 발의한 배경에 대해 강 의원은 "최근 미국 트럼프 신 정부 출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세계 각국이 첨단전략산업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국가 단위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며 "대한민국에도 첨단전략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종합적인 금융지원체계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개정안을 통해 금융규제와 무관하게 첨단전략산업과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전폭적으로 금융 지원을 펼쳐 궁극적으로 산업 경쟁력 강화와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입장이다.
강민국 의원은 "세계 각국이 첨단전략산업 지원에 총력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에도 첨단전략산업 지원을 위한 종합지원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며 "개정안 발의를 통한 첨단전략산업기금 설치는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폭넓은 지원을 통한 경제안보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준현 의원은 "나라의 기틀은 단단한 주춧돌에서 시작되는데 지금 대한민국은 산업구조와 경제전략을 새롭게 설계해야 할 결정적인 기로에 서 있다"며 "여·야 공통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이번 법안에 민주당도 대한민국의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경제구조를 재편하며,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설계자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도 트럼프발 관세리스크에 신음하는 우리 기업들을 돕기 위해 전폭적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윤희성 수은 행장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조지아주 소재 현대차그룹-SK온의 배터리 공장 합작법인 건설현장을 찾아 총 15억달러의 금융지원을 펼치기로 약속했다. 전기차 화재 등으로 판매가 일시 부진한 가운데, 전기차 캐즘(Chasm) 돌파를 위해 자금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금융지원은 대출 8억 달러, 보증 7억 달러로 구성된다.
윤 행장은 "우리나라 제조사의 기술로 생산한 배터리를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에 탑재하는 K-배터리 얼라이언스 구축을 통해 밸류 체인 전반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며 "수은은 산업과 금융의 공조 체계를 지속 강화하고, 배터리 등 첨단전략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수은은 관세정책에 직격탄을 맞은 철강산업에 대해서도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은 바 있다. 수은은 지난 19일 '철강산업 고객기업 CFO 간담회'에서 올해 3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동시에 철강산업 대출 시 0.6%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적용하는데, 그 적용대상을 기존 수출 관련 대출에서 전체 대출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 수은 공급망안정화기금은 2025년도 기금운용계획을 통해 기금규모를 전년도 5조원 대비 2배 늘린 10조원으로 배정했다. 해당 기금은 첨단전략산업·자원안보·필수재·물류인프라 등 국가 주력산업을 지원하게 된다.
수은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산업, 통상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우리 첨단전략산업의 글로벌 확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다할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