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대표적 노인성 질환인 치매환자 수가 내년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계가 나왔다.
기억이나 판단력이 점차 흐려지는 ‘머릿속 지우개’인 치매는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이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주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치매 역학조사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치매환자 수는 97만명에 달한다. 내년에는 100만명, 2044년에는 2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상황은 제주라고 예외는 아니다.
2022년 기준 제주지역 65세 이상 노인의 추정 치매환자 수는 1만2064명으로, 전체 65세 이상 노인인구 11만5414명의 10.5%에 달했다.
기억을 잃은 채 길거리를 배회하다 실종되는 치매 노인도 부지기수다.
제주지역 치매 노인 실종 신고 건수를 보면 2018년 133건, 2019년 112건, 2020년 128건, 2021년 119건, 2022년 139건, 2023년 166건에 이른다.
치매환자는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탓에 가족이나 다른 돌봄 인력의 보살핌이 절실하다.
하지만 이로 인한 가족의 부담이 적잖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치매환자 가족의 45.8%는 돌봄 부담을 느꼈고, 40%가량은 치매환자로 인해 신체적·정신적·경제적으로 삶의 부정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어려움은 돌봄에 필요한 경제적 부담이었다. 지역사회 환자 가족의 38.3%, 시설·병원에 있는 환자 가족의 41.3%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국가의 돌봄 관리체계 바깥에 있는 치매환자에 대한 돌봄은 오롯이 가족 몫이 된다.
치매환자 가족들이 돌봄 부담의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치매환자에 대한 돌봄과 치료를 더 이상 개인이나 가족에게만 맡겨놓을 순 없다.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