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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최근 발생한 서울~세종고속도로 청용천교 붕괴 사고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각에선 안전조치 미흡 등의 인재라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안전조치 여부 확인을 완벽하게 했다는 입장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8일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 별관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사고 발생에 대해 사과하고 피해자 지원 대책 등을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와 박상준 건축사업본부장, 김정배 안전품질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25일 오전 9시 49분경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천용천교 건설 현장에서 교량 상판 구조물인 거더(대들보 기능의 구조물)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10명이 사망하거나 다쳤다.
이 사업 발주 및 감리는 한국도로공사다. 종합심사낙찰제로 발주돼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현대엔지니어링57.2%·호반산업34.4%·범양건영8.4%)이 공사를 따냈다. 시공 책임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종심제는 입찰 참가 건설사의 관리·기술역량 등의 수행능력을 종합평가하는 관급공사 발주방식이다.
공사비는 2053억원이며 공사기간은 2019년 12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총 84개월이다. 실질적인 현장 공사는 하도급업체로 선정된 DR거더 공법 특화 업체 장헌산업이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공사 현장에서 사용된 공법이 흔히 사용되는 공법으로 이례적인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안전조치가 미흡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공사 현장에서 사용된 공법은 DR거더 공법으로 알려졌다.
DR거더 공법은 2009년 신기술로 지정된 공법이다. 거더는 다리 상판을 지지하기 위해 교각 위에 까는 일종의 대들보다. 이 거더를 제작하는 데 활용되는 공법이 DR거더이며 만든 거더를 특수 장비인 런처를 통해 교각 이에 설치하는 것이 런칭가설 공법이다. 런칭이란 구조물을 밀어서 연결하는 과정이다.
박기범 경일대 건축토목학과 교수는 "DR거더 공법은 이미 다수 시행된 사례가 있는 공법으로 공사 지침, 순서 등이 어느 정도 정립돼 있는 공법"이라며 "붕괴 영상을 봤을 때는 시설물 고정에 대한 안전 수칙, 런처 작업 중 지켜야 하는 기준 사항들이 미흡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나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사고 당일 안전·보호장구와 안전교육은 이뤄졌다고 밝혔다. 주 대표는 "작업 전 아침마다 회의하고, 장비를 점검한다. 위험성평가도 한다. 그 이후 작업에 투입됐다"면서 "당일 교육과 안전 조치에 대한 여부도 확인됐다. 안전고리, 벨트 등을 착용하고 안전망도 설치됐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직원은 현장에서 TBM(작업 전 안전점검 회의)을 실시한 후 진행률, 안전시설물, 점검 등으로 이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인원에 대해서 주 대표는 "협력업체 소속인 현장소장이 현장 근처 거더 제작장에 있었다. 11명이 현장에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거더 전도방지 시설 설치 여부에 대해서도 "통상 거더 설치 시 전도방지시설을 설치하는데 (당일) 설치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국도로공사의 감리에 대해서는 "감리보다 더 엄격하다고 생각되는 도로공사의 기술자를 보내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당일 중국 국적의 노동자 3명에 대해서도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뤄졌는지 여부에 대해 김정배 안전품질본부장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 언어로 안전장치와 시설물을 표기하고 통역을 통해 교육을 별도로 실시하고 있다"면서도 "당일 현장에서 이뤄졌는지는 추가로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아울러 현대엔지니어링은 사고 다음날인 26일 전체 건설현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자체 안전점검을 실시했다고도 밝혔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는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를 구성했다. 동시에 경찰은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수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