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행 22분 낭독… 주문 순간 말 더듬어 [윤석열 대통령 파면]

2025-04-04

대심판정 스케치

다른 재판관도 긴장한 모습 역력

방청객들 “역사적 순간… 속이 후련”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4일 오전 11시22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주문을 읽자 대심판정에선 양측의 희비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재판부를 향해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반면 여당 의원 측에선 “역사의 죄인이 된 거야”는 비판이 튀어나왔다.

변론종결 이후 평의만 38일이 걸린 역대 최장 대통령 탄핵심판이었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2분 남짓이었다. 오전 10시30분 전후로 입정한 양측 대리인단은 휴대전화를 보거나 서로 속삭이면서도 선고시간인 오전 11시가 다가오자 모두 표정이 굳어갔다.

방청석에는 4818.5대 1의 역대 최고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일반인 방청객 17명도 자리했다. 일반인 방청석은 20석이 배정됐지만 선고 시작 시간인 오전 11시까지 3명은 나타나지 않았다. 방청권을 들고 연일 인증사진을 찍던 강모(41)씨는 “역사적인 순간을 현장에서 보고 싶어 방청하러 왔다”며 “어쨌든 결과가 나와 속이 후련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오전 10시59분 재판관들이 입정하자 대심판정은 고요해졌다. 문 권한대행이 입을 열자 모든 사람의 이목이 그를 향했다. 문 권한대행은 평소보다 큰 목소리로 선고 요지를 또박또박 읽어 나갔다. 국회 측 송두환 변호사는 기도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윤 전 대통령 측 차기환 변호사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선고를 들었다. 문 권한대행이 “탄핵소추권이 남용됐다고 볼 수 없다”고 하자 국회 측 이광범 변호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국무회의 절차 위반 관련 내용이 나오자 윤갑근 변호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재판관들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정형식·김형두 재판관은 목을 적셔가며 선고를 들었다. 문 권한대행은 주문을 읽는 순간이 다가오자 말을 조금 더듬었다.

재판관들은 이날 오전 8시22분 모두 출근을 마쳤다. 주심 재판관인 정 재판관이 오전 6시54분 처음 헌재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7시34분부터 오전 8시18분까지 김복형·정계선·이미선·김형두·정정미·조한창 재판관이 차례로 사무실로 향했다. 재판장인 문 권한대행은 검정 정장에 회색 넥타이를 매고 마지막으로 출근했다.

출근을 마친 재판관들은 오전 9시30분쯤 마지막 평의를 열어 최종 결정문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관들의 결정문 최종 서명은 보안 유지를 위해 선고 직후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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