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5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미국 대선을 지켜보면서 위아래 큰 진폭 없이 개별주 동향에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전장보다 0.32포인트(0.06%) 오른 509.53으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보합권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크게 움직이지 않고 하루 종일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08.42포인트(0.57%) 상승한 1만9256.27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35.44포인트(0.48%) 오른 7407.15로 마감했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11.85포인트(0.14%) 내린 8172.39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68.67포인트(0.20%) 하락한 3만4472.06으로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35 지수는 34.10포인트(0.29%) 오른 1만1839.20에 마감했다.
유럽 시장은 미국 대선의 향방이 가져올 여파에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황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투자회사 애버딘(abrdn)의 선진시장 주식 책임자 벤 리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는 미국 증시에는 좋은 소식이겠지만 유럽 및 국제 증시에는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긴다면 유럽 및 국제 증시는 다소 안도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시장의 반응은 상당히 조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민과 세금, 관세 등 트럼프의 정책은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것으로 간주된다"면서 "미국 금리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산업재가 1.23% 상승하며 범유럽 벤치마크 지수를 플러스(+) 영역으로 이끄는 주인공 역할을 했다. 영국의 항공우주 부품 업체인 멜로즈 인더스트리가 2027-28년 잉여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이라는 씨티그룹 전망치가 나온 뒤 5.19% 급등한 것이 큰 힘이 됐다.
자동차·부품 섹터는 1.80% 하락하며 지난 2023년 1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는 3분기 핵심 수익이 7% 증가했지만 출하량이 2% 줄어든 3383대에 머물렀다는 실적 발표에 7.06% 급락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는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케어 업종은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의 악재가 반영되면서 1.82% 떨어졌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사업부의 고위 임원 수십 명이 중국 제약업계 최대 보험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8.40% 하락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 8개월 만에 최악을 기록했고 주가는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외 세계 최대 풍력 터빈 제조업체인 덴마크의 베스타스는 예상을 밑도는 3분기 영업이익 실적을 발표한 후 12.2% 하락했고, 영국의 자산 운용사인 슈로더는 3분기에 고객 자금 23억 파운드(약 4조1400억원)가 순유출됐다고 공개하면서 13.5% 떨어졌다.
벨기에의 소재 전문기업 사이언스코(Syensqo)는 전체 인력의 약 2%를 줄이겠다는 계획과 함께 올 들어 두 번째로 연간 기본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한 후 7.2% 상승했다.
독일 철강업체 잘츠기터(Salzgitter)는 2대 주주인 귄터 파펜부르크가 파트너와 함께 이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후 38.5% 폭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