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리뷰] 보스에서 소니의 냄새가 난다? 보스 QC 2024

2024-10-25

이종철의 까다로운 리뷰, 믿고 듣는 브랜드, 보스의 새 제품을 가져왔습니다. QC 이어버드 2024년형.

음질부터 이야기해 보죠. 보스가 왜 이러지? 싶은 음질입니다. 약간 소니의 느낌도 나는 그런 느낌. 소니는 해상력이 좋고 보스는 저음이 묵직하잖아요. 그 느낌이 나긴 나는데, 해상력을 올리려다 보니까 높은 소리가 좀 튑니다. 이거 소니 제품의 단점인데 보스에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했네요. 사운드 세팅을 좀 무리하게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에 이 제품을 받고 어떤 노래도 그렇게 좋게 들리지 않길래 거의 1000곡 정도를 뒤지고 뒤져서 어울리는 음악을 찾았는데요.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은 역시 베이스가 강조된 음악이었습니다. 그런데 QC 이어버드 24년형은 베이스의 텍스처는 별로예요. 그런데 피지컬이 좋습니다. 그러니까 들어오는 베이스 소리의 질감은 좀 뭉뚱그려져 있어요. 그렇지만 파괴력 자체는 귀가 간지러울 정도로 굉장합니다. 그래서 베이스나 콘트라베이스의 묵직함으로 승부하는 팀들 있죠. 뮤즈나 스트록스 같은 팀들, 이런 팀의 음악을 들었을 때 가장 좋았습니다.

해상력도 좀 뭉개지는 느낌이라서 악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별로였어요. 예를 들어서 재즈를 듣는다고 하면 보컬 위주의 재즈곡들을 들으면 벅차요. 그런데 악기가 많은 빅밴드의 음악을 들으면 소리가 지들끼리 치고받고 싸웁니다. 다 같이 화목하게 들려주고 그러지 않아요.

그래서 찾은 추천 곡들. Muse의 Hysteria, 밴드 MOT의 Cold Blood, Nina Simone의 Feeling Good.

추천곡이 예상 범위 안에 있죠. 그런데 제가 또 듣고 또 들어서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공간감. 보스는 스피커 때문에 공간을 많이 다루는 회사잖아요. 이 공간을 많이 다뤄본 느낌이 QC 이어버드 24년형에도 적용돼 있습니다.

악기 수는 많지 않아도 규모가 커서 공간감이 좋은 음악들 있죠. 예를 들어서 실리카겔 같은 밴드는 신디사이저를 많이 쓰잖아요. 그래서 No Pain 같은 노래 들을 때 굉장히 좋았고요. 오아시스의 Stand by me 같은 음원, 규모와 공간감이 크잖아요. 아주 좋았습니다. 사실 스탠바이미는 뭘로 들어도 좋긴 해요. 엿 같은 티셔츠랑 포스터 살 테니까 오아시스 형님들, 한국에 빨리 와주십쇼. 일본보다 먼저 와주세요. 잘할게요.

EQ는 베이스 부스트/리듀서, 트레블 부스트/리듀서, 사용자 설정 이렇게 지원 가능한데 보스는 무조건 베이스 부스트 아닙니까 여러분?

QC 이어버드의 QC는 콰이어트 컴포트라는 뜻이죠. 이번에 디자인이 크게 리뉴얼되면서 유닛 크기가 조금 줄고 동글동글하게 바뀌었죠. 가까이서 보면 고급스러운데, 멀리서 보면 QCY 이어폰 같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도 원래의 말대가리 같은 모습에서 탈피해서 좋네요.

그런데, 문제는, 컴포트하지 않다는 겁니다. 보시면 착용감 편하라고 굉장히 섬세하게 조형을 해놓은 게 보이시죠. 안쪽 부분은 거의 예술품입니다. 그런데 좀 안 예쁜 예술품. 난해한 예술품.

제일 문제가 귓구멍이 아픕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얼굴이나 귀 사이즈에 비해서 귓구멍이 작거든요. 그래서 거의 모든 이어폰을 쓸 때 이어 팁을 가장 작은 걸 씁니다. QC 이어버드 처음 받았을 때 중간 사이즈로 설정돼 있길래 끼고 다니다가 극심한 통증을 받았고요. 집에 와서 제일 작은 걸로 교체했는데도 아파요. 이게 보니까 에어팟 같은 경우에는 목 부분이 없고 스피커 부분에서 바로 이어 팁을 끼우잖아요. 이 제품은 아닙니다. 목 자체가 두꺼워요. 그래서 제일 작은 걸 껴도 아프긴 아픕니다. 저처럼 귓구멍 작으신 분들에게는 좀 무리인 제품 같습니다.

대신 꼈을 때 흔들리고 이런 건 없거든요. 전용 안전 밴드, 가이드가 부착돼 있어서 귓바퀴에 딱 끼워집니다. 그래서 운동할 때 별문제 없을 것 같네요. 방수도 IPX4를 지원해서 일상 운동에서는 큰 문제가 없겠죠. 이 IPX4 등급은 모든 방향에서 분사되는 물을 일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걸 말합니다. 잠깐 소나기를 맞거나 길 가다가 우연히 물벼락을 맞거나 하는 정도까지는 괜찮은 거죠.

컬러는 블랙, 화이트 스모크, 칠드 라일락 세가진데 칠드 라일락이 생각보다 잘 나왔어요. 저같이 까무잡잡한 사람한테는 조금 어려운 컬런데 괜찮죠?

전작 대비 편의사항들도 많이 개선됐습니다. 전작은 무선충전이 안 됐는데 이제 되고요. QC 이어버드는 항상 유닛당 6시간이 한계였는데 이번엔 8.5시간입니다. 케이스랑 함께 쓰면 30시간까지 쓰고요. 빠른 충전도 지원하거든요. 20분만 충전하면 최대 세시간 쓰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터치 제어, 보스는 원래 이거 좋은데 이번에도 아주 좋네요. 터치하면 뚜룩 이런 소리 나는데 진동 피드백이 없는데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터치 버튼은 커스터마이징이 당연히 가능합니다.

코덱은 QC 울트라에 있는 스냅드래곤 사운드 aptX 어댑티브는 지원 안 하는데 저지연 오디오 모드가 되네요. 이거 게이밍 이어폰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거든요. 꽤 괜찮은 사양이죠.

노캔 성능은 뭐 보스답습니다. 아무것도 안 들려요. 다 캔슬링해버립니다. 바람소리도 이젠 아예 안 들리고요. 사람 목소리도 잘 안 들리고 해서 잘못하면 죽을 것 같은데 어웨어 모드, 주변음 허용 모드 꼭 쓰시기 바랍니다.

자, 종합해 봅니다. 음질, 피지컬은 좋은데 디테일은 별로다. 노캔, 굉장하다. 착용감, 불편하다. 사양, 괜찮다.

그럼 이 제품을 살 것이냐, 말 것이냐.

베이스가 묵직한 데일리 이어폰을 갖고 싶다. 사세요. 대신 디테일은 책임 못 지겠습니다.

귓구멍이 작다. 사지 마세요. 개 아픕니다.

해상력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고 만능인 이어폰이 사고 싶다. 사지 마세요. 그런 게 어딨습니까?

다음 시간에도 일상과 어울리는 제품,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그때까지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영상제작. 바이라인네트워크

촬영·편집.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상팀 byline@byline.network

대본. <이종철 기자>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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