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2' 나온 지하철역 여기였네…K콘텐트 최고 성지는 '○○역'

2025-04-27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와 예능 ‘좀비버스: 뉴블러드’, 그리고 올해 쿠팡플레이의 ‘뉴토피아’까지.

세 작품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K-콘텐츠란 점 외에 공통점이 또 있다. 세 작품 모두 서울의 지하철과 지하철 역사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1호선 종각역 등 13개 역에서 촬영됐다. 좀비버스의 배경은 2호선 신당역 내 유휴공간이다. 뉴토피아에선 3호선 고속터미널역이 등장한다.

서울 지하철이 영화·드라마·뮤직비디오 등의 촬영지로 인기다. 서울교통공사(이하 교통공사)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서울 지하철에서 총 242건의 촬영지원이 이뤄졌다고 24일 밝혔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주춤하던 2020년(68건) 대비 255%, 엔데믹이 선언된 2023년(205건) 대비 18% 증가했다. 특히 영화 촬영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큰 폭으로 늘었다. 드라마·예능 등의 촬영도 꾸준하다. 삼일 중 이틀 동안 서울 지하철 어딘가에서 촬영이 이뤄지는 셈이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지하철이 이처럼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는 건 지하철이 시민의 일상과 밀접한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일 뿐만 아니라, 대도시 서울의 상징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6호선 녹사평역’ … 24년에도 촬영지원 건수 1위

지하철 역사 중 지난해 가장 많은 촬영이 이뤄진 곳은 6호선 녹사평역(13건)이다. 녹사평역은 지하 예술정원이 조성되어 있고, 유리 돔 천장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오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과거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와 ‘말아톤(2005)’,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2003)’ 등이 녹사평역에서 촬영됐다.

이어 2호선 신답역(7건)과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6건)도 촬영 명소로 이름을 올렸다. 신답역은 지상역으로 나무와 꽃을 심어 놓은 정원 승강장이 조성돼 있어 개방감 있는 촬영이 가능하다. 월드컵경기장역은 승강장이 넓고 출구가 광장 형태여서 출ㆍ퇴근 장면과 상업 광고 등의 촬영 장소로 인기다.

유령 나오는 곳, 바로 여기

지하철 역사 내 숨겨진 유휴 공간 역시 이색 촬영지로 인기다. 2호선 신설동역은 ‘유령 승강장’으로 유명하다. 지하철 개통 초기인 1970년대 지하철의 모습처럼 노란 안전선과 옛 역명판이 그대로 남아 있어 뮤직비디오와 공포물의 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영화 ‘감시자들(2013)’, KBS 드라마 ‘아이리스(2009)’, 그룹 트와이스의 ‘CHEER UP(2016)’과 엑소의 ‘LIGHTSABER(2015)’ 뮤직비디오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5호선 영등포시장역과 6호선 신당역에도 숨은 공간이 존재한다. 10호선과의 환승을 위해 공간을 조성했지만, 계획이 변경되면서 남겨진 곳들이다. 콘크리트 벽면과 구조물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디스토피아적 느낌을 준다.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 시즌2(2024)’가 영등포시장역에서, 넷플릭스 예능 ‘좀비버스: 뉴블러드(2024)’는 신당역에서 각각 촬영됐다.

지하철역 곳곳이 촬영 장소로 인기를 얻고, 서울교통공사 역시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입장이지만, 나름의 원칙이 있다. 우선 사전 승인되지 않은 촬영은 금지된다. 지하철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영화와 드라마, 광고 같은 상업 영상물은 서울시 관내 로케이션 지원 기관인 서울영상위원회를 통해 신청해야 하며, 소정의 시설 사용료도 내야 한다. 유튜브 등의 ‘1인 미디어’ 촬영 또한 유상 촬영물로 구분돼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비영리 목적의 무상 촬영 신청은 공사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국내ㆍ외 콘텐츠 시장의 성장과 함께 서울 지하철의 촬영지원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K-콘텐츠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인 서울 지하철의 모습을 소개하고, 이를 계기로 서울의 매력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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