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D 이슈터미네이터] ①'초고령사회 진입' 한국 주치의 제도, 어디까지 와 있나?

2025-09-09

신현영 서울성모병원 교수 뉴스핌TV 출연

65세 이상 인구 1124만명, 전체 20% 차지

주치의제 도입, 이재명 정부 핵심 보건 정책

의료비 절감과 효율적 건강 관리 기대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지난 6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1124만명을 넘어서며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게 됐다. 이 같은 추세는 점차 가속도를 받으며 오는 2030년에는 25%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는 초고령 사회 진입에 따른 보건의료 정책으로 주치의제 추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노인질환·소아질환 중심 단계별 주치의 등록 활성화로 전국민 주치의제를 추진하고, 방문·재택 진료 수가 현실화 등이 공약집에 담긴 바 있다.

뉴스핌TV는 지난달 18일 주치의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신현영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를 서울 여의도 뉴스핌 스튜디오로 초청해 대담을 나눴다.

다음은 사회자와 신현영 교수의 일문일답.

-주치의제에 대해 설명을 해 주세요.

▲대한민국이 5000만 인구라고 하는데 5명당 1명꼴로 어르신들입니다. 점점 그 수는 늘어나고 있고요. 노인 기준이 국제 나이로 65세 이상입니다. 한국은 초고령 국가가 됐고, 일본보다 더 빠르게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습니다.

그러면 노인들의 건강 관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해드릴까 고민해야죠. 어르신들이 노쇠하면 병원 한 번 가기가 힘들어요. 근데 병은 여러 개가 계속 생겨요. 소위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파킨슨, 치매, 뇌경색, 심근경색 등 여러 질병의 위협이 있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모든 질병마다 병원에 간다 그러면 너무 괴로운 거죠. 어떻게 하면 나의 담당 의사가 전담해서 나의 건강을 임종할 때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 줄까? 이런 부분에 있어서 주치 제도에 대한 필요성이 이재명 정부가 들어오고 나서 더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생애 전반에 걸쳐서, 거주하는 동네의 의사 한 명이 주치의 역할을 하는 거군요?

▲예.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가 공약을 냈어요. 모든 국민이 일상에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전 국민 주치의 시대를 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우선 노인과 장애인 그리고 아동같이 보호가 필요한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이 대통령 주치의도 가정의학과 서울대 교수가 됐어요. 그런 면에서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거죠. 가정의학과라고 하면은 1차 의료와 포괄적인 진료를 하는 과라는 의미에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주치의만 있는게 아니고, 우리 사회의 여러 주치의가 있거든요.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까지 케어를 하는 거예요.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를 잘 이해하고 있는 담당 의사 주치의가 그 가족과 계속해서 관계를 지속하면서 나의 건강 진단과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 그리고 사후 관리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를 한다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근데 그러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잖아요? 그만큼의 충분한 보상이 있게 제도가 마련돼야 주치로서의 제대로 된 기능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의료가 싸고 저렴하지만 맨날 3분 진료하고 가면은 그냥 처방받고 바로 나오는 거에 대한 박탈감이 있잖아요? 이걸 한번 타개해 보자.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를 회복해 보자는 취지도 있습니다.

-소위 '3분 진료'라는 거는 결국 의료 체계에서 지불제도에 따른 결과지요?

▲맞습니다. 행위별 수가제라는 것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지요. 우리나라는 검사 하나 하면은 그에 대한 지불 수익이 나와요. 그리고 처방하면 처방료가 나오고요. 행위를 하게 되면 행위에 대한 수익이 나는 구조예요.

그러다 보니까 뭔가 환자가 왔을 때 빨리 검사와 처방을 해서 박리다매로 많이 봐야 병원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아무래도 충분한 상담이나 그런 케어나 예방보다는 진단과 치료에 올인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검사는 많아지고 병원마다 중첩되는 처방이 생겨 의료 과잉이 많아지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 의료는 사각지대가 여전히 많습니다. 대한민국의 의료 제도가 훌륭하다는 게 코로나 때 증명이 되긴 했지만 요즘에 기사 보면은 여전히 고독사 뉴스가 나오지요? 얼마 전에도 은평구에서 7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노인 고독사가 매년 20% 늘고 있습니다. 또 한국 노인 빈곤, 노인 고독, 노인 자살이 세계 1위입니다.

이대로는 노인 지옥입니다. 초고령 사회에서 대한민국은 정말로 노인들이 살 수 있는 천국을 만들어야 하는데, 정치와 제도가 해결해야 되는 부분입니다. 노인들이 백골이 돼서야 발견되는 게 아니라, 주치의가 있고, 미리미리 건강 관리 받으면 그렇게 외롭고 처참하게 사망한 채로 발견되는 일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주치의 제도 그리고 돌봄 제도가 앞으로는 활성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주치의가 동네 주민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일상 건강을 모니터링 하는 체계군요?

▲담당 주치의가 케어를 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병원에 오는 환자를 위주로요. 요즘 비대면 진료도 하잖아요? 전화로 모니터링 하면서, 약은 잘 드시고 있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묻는 거죠. 때로는 거동 불능 상태 환자를 위해 방문 진료, 간호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지속적인 진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집에서 끙끙 앓다가 혼자 사망하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지요.

그런데 비단 어르신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네이버 지식인 써보셨나요? 네이버 지식인에서 사실은 의학적인 질문 중에서 '어느 과 가야 되나요?', '내가 두통 있는데 어지럼증 있는데 뭐 어느 병원 어느 과 가야 되나?' 이렇게 많은 분들이 사실 주치의한테 물어봐야 되는 것들을 네이버 지식인에 물어봤어요.

그동안 많은 의료의 사각지대가 있었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의료가 제대로 케어를 못 했습니다. 그 때문에 의료 쇼핑이 더 난무했고요. 저도 3차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데 진료 과목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다리가 부어서 온 환자가 무슨 과에 가야 하는지 물어요.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콜센터에 있는 간호사 선생님들이 상담을 받고 예약을 해주는데요. 그렇게 연결된 과가 정확한 과가 아닐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다리의 부종이라는 거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림프절이 막힐 수도 있고요. 혈관이 막힐 수도 있고요. 아니면 콩팥의 기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문지기라고 할 수 있는 주치의가 그런 부분에 있어서의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갖고 우선순위를 갖고, 맞는 과로 진료를 의뢰해야 합니다. 지금은 그런 것들이 없다 보니까 환자들이 3차 병원에 전화할 때도 어느 과의 진료를 첫 번째로 봐야 될지 혼란이 있습니다.

예약을 하면은 3개월 기다려야 되고 진료를 보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대기가 되는데 그럴 때 그 치료를 받아야 되는 적기는 놓치게 되고 결국에는 진료를 초진을 봤는데 그 과가 아니면 또 다른 과를 예약해야 돼서 또 몇 달이 걸립니다. 결국 의료기관과 환자의 관계가 악화되고, 악성 민원인과 의료기관의 변호사들이 만나서 소송으로 가게 됩니다. 이런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너무 많았어요. 이런 것들을 좀 순차적으로 풀기 위해서라도 주치의 제도는 꼭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주치의제란 결국 1차 의료, 즉 의원급 의료기관을 주치의로 지정하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지역사회를 잘 알고 있는 그리고 환자와 가족을 잘 알고 있다는 거는 가장 접근성이 있다라는 면에서는 네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필요할 때 수시로 찾아갈 수 있는 우리 동네 주치 의원이 되는 거죠. 1차 의료의 강화가 핵심입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주치의 제도를 왜 도입해야 되는지 설명해 주세요.

▲저도 어르신 방문 진료 나가 보면, 한 사람당 서랍에 엄청나게 많은 처방전이 있고, 많은 약을 드시고 계세요. 다제 약물이라고 하는데요. 불필요한 약물을 계속 처방해서 드시고 계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이런 면에서는 약물의 남용도 있고요. 제약회사들이 계속 카피약만 만들면서 어떻게든 많이 판매만 하려고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해결하고 꼭 필요한 약을 필요할 때만 드시게 하는 것도 주치의가 개입을 해서 변화시켜야 하는 부분입니다.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는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당연히 의료 비용이 늘어나겠죠. 그래서 GDP 대비 경상 의료비에 대한 OECD통계가 있습니다. 경상 의료비는 환자가 이용하는 비용 전체 더하기 우리나라가 의료 시스템에 소비하는 여러 가지 비용에 대한 총합입니다. 국민 건강을 위해서 쓰는 보건 의료의 소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OECD 평균에 비해서도 아주 빠르게 그 정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매일 예산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게 더 가속화될 때 '어떻게 의료비를 감당할 것인가?', '시스템에서 남용되는 부분은 없는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예상컨대 2032년에는 61조원의 예산 적자가 난다고 되어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건강보험료를 더 올려야 된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의 저항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경상 의료비가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게 첫 번째입니다. 아까 언급된 행위별 수가제에 대한 지불 제도에 대한 부분, 그리고 어떻게 하면 노인들이 불필요한 의료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노인 진료비가 4년새 10조 넘게 증가하는 등, 이러한 문제에 대한 개선 요구 목소리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전체 인구 5명당 1명꼴로 20%가 노인이잖아요. 그런데 의료비는 50% 가까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4년 기준으로 44%였어요. 이 때문에 국민연금처럼 세대간 갈등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들을 분석해보면 어르신들이 사망하기 직전에 의료비가 상당히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불필요하게 심폐소생술하고 있지 않은지, 기관 삽관하고 있지 않은지, 여러 가지 응급실에서 또는 중환자실에서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하고 있는지 데이터가 나옵니다.

사망 1개월 전 그리고 3개월 전에 노인 의료비가 집중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꾸준히 건강을 관리하고 예정된 임종을 맞이한다면 굳이 급성 질환기에서 중환자 치료 같은 것이 필요할까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결국에는 질병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제대로 된 관리를 하고, 편안하게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는 시스템으로 간다면 불필요한 의료 시스템에 대한 그런 처치들이 최소화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alebcao@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