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열어놨더니 치과에 동양하루살이떼 바글

2025-05-28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놨더니 동양하루살이 수십 마리가 치과로 들어와 벽에 들러붙었다. 직원들과 부랴부랴 잡았지만, 하루 종일 불쾌하고 찝찝했다. 심지어 미처 못 잡은 벌레들이 환자 대기실 벽에 붙어 있어서 환자들도 인상을 찌푸리는 일도 있었다.”

서울 강동구에서 개원 중인 A원장은 얼마 전 병원 내부까지 침투한 동양하루살이 탓에 겪은 고충을 이같이 토로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동양하루살이의 대량 출몰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불빛을 따라 떼를 지어 이동하는 습성 탓에 치과가 위치한 빌딩 외벽은 물론, 치과 간판과 심지어 건물 내에까지 동양하루살이의 침투가 이어지고 있다.

동양하루살이는 주로 5~6월경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수서곤충으로, 서울 강동·광진·송파·성동구를 비롯해 양평, 하남, 남양주 등 한강 유역 인근에서 자주 출몰한다. 성동구의 경우 성수동, 응봉동, 옥수동 등 한강 접경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떼가 관측되기도 한다.

입이 퇴화해있어 사람을 물지 않고 감염병을 옮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생상 해는 없지만, 시각적인 혐오감은 크다. 특히 위생이 강조되는 치과 등 의료 기관에 동양하루살이가 침투할 시 병원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만큼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해충 퇴치 전문업체 관계자는 ▲오후 진료 시 간판의 밝기를 최소화하고 ▲노란 계통의 실내등을 사용하거나 ▲실내 유입을 막기 위해 방충망을 필히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또 벽에 들러붙은 동양하루살이를 퇴치할 시 살충제 없이 물 만으로도 떨어져 나가는 만큼 물 스프레이를 구비해 대처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동양하루살이는 해충이 아니기 때문에 해롭진 않다. 하지만 떼로 몰려다녀 불쾌감은 상대적으로 크다. 보통 성충 4~5일에 자연스럽게 죽지만 벽에 붙어 있는 채로 죽는 경우가 많다. 이때 물을 뿌리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이후 사체는 최대한 빠르게 치워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불쾌해하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불편함에 주요 출몰 지역 지자체 역시 대처에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유충이 자라는 하천이 대부분 2급수 이상의 깨끗한 물이기 때문에 살충을 할 수가 없는 구조다. 현재로선 한강 인근에 친환경 퇴치기를 설치하거나 풀숲 방역이 전부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한강 수면 위에 조명을 띄워, 강 쪽으로 벌레들을 유인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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