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선 40세 이하가 절반 이상
젊은 층 여행 수요 증가하자
코로나 전 실적 승객수 훌쩍
로열캐리비안 일년새 130% 쑥
중장년 여행객들이 주로 찾던 크루즈 여행에 MZ세대가 관심을 보이면서 크루즈 업계가 코로나 이전을 훌쩍 뛰어넘는 호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에 힘입어 관련 종목 주가도 쾌속 순항하는 모습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크루즈 3대장인 노르웨이안크루즈홀딩스, 로열캐리비안크루즈, 카니발의 최근 1년간 주가는 각각 86.66%, 130.08%, 72.08% 뛰어 올랐다. 이 세 회사가 전 세계 크루즈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크루즈 주가는 글로벌 여행 수요 회복과 함께 상승세를 보이며 팬데믹의 여파에서 완전히 탈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산업분석 전문업체인 네스터 리서치가 올해 3월 펴낸 보고서는 2023년 약 90억 달러였던 크루즈 시장의 규모는 2036년 230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여행 지출 중 크루즈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에는 5.8%였으나 2024년에는 7.2%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래 크루즈 여행은 북미 지역 노인의 버킷리스트로 꼽혔다. 장기간 배 안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특성상 중장년층에게 더 적합하다고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젊은 층의 크루즈 여행 수요가 늘고 있다. 국제 크루즈라인 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 크루즈 여행객의 평균 연령은 2021년 49.1세에서 2022년 46세, 203년 45.4세로 점점 젊어지고 있다. 또 2023년의 경우 여행객 중 20대와 30대가 전체의 26%, 0~19세가 27%로 집계되며, 40세 미만이 40세 이상(47%)보다 많았다.
특히 MZ세대는 부모님과 함께 크루즈를 경험한 경우가 많아 이들의 크루즈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의 85%, Z세대(1997~2012년생)의 79%가 크루즈를 다시 이용하고 싶다는 재방문 의사를 밝혔다.
해상에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진 점도 MZ 인기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로열캐리비안크루즈는 2022년부터 모든 운행 선박이 선상에서 인터넷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육지 근처에서 다운로드 속도는 76Mbps에 달하며, 망망대해에서도 18Mbps 속도로 안정적으로 인터넷이 연결된다.
코로나 이후 호실적도 이들 크루즈 3대장의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세 회사 모두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심각한 타격을 받았지만, 2023년 이후 크루즈 수요 회복으로 코로나 전 실적을 뛰어넘었다.
세 곳 중 일 년 새 가장 많이 주가가 오른 로얄캐리비안크루즈의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20억6800만달러였으나 올해엔 그 두 배인 41억3900만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 상품의 한국 판매를 맡고 있는 투어마케팅코리아의 윤소영 상무는 “패키지 여행 대신 자유여행을 가는 분위기와 허니문으로 크루즈 여행의 인기가 맞물려 젊은 층 예약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한국에서도 30%가량이 20·30세대”라고 말했다.
이어 윤 상무는 “인터넷을 끊지 못하는 MZ 세대들에게 바다 한 가운데서도 여행 중 인스타그램에 일상을 자랑할 수 있는 점도 매력요소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중동과 우크라이나 정세 불안으로 인한 환율 변동은 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어 위협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