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왜 ‘그랑 콜레오스’냐고? 샤넬도 샤넬”…르노의 프랑스 DNA 되살리기

2024-06-30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 인터뷰

4년 만의 신차 ‘그랑 콜레오스’ 출시

프랑스 브랜드 정체성 살린 고급화 전략

“‘그랑 콜레오스’라는 이름이 한국 소비자가 발음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 저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샤넬이나 애플이라는 브랜드명을 보더라도 각 지역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해서 이름을 변경하지 않듯 저희도 독보적인 저희만의 브랜드 이름, 저희의 감성을 전달할 수 있는 제품명을 고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지난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신차 ‘그랑 콜레오스’의 이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신차명이 한국 소비자에게 어색할 수 있다는 지적에 프리미엄 전략으로 성공한 애플과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인 샤넬을 예시로 들며 반박한 것이다. 이를 통해 그간 신차 부재에 따른 국내 실적 부진을 프랑스 감성으로 고급화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취할 것이란 의미가 내포됐다.

2022년 취임해 올해로 3년차를 맞은 드블레즈 사장은 전기차를 포함한 다양한 신차 개발 경력뿐 아니라 프랑스·브라질·중국 등 여러 문화권의 글로벌 시장 경험을 갖춘 인물이다.

드블레즈 사장의 취임 최우선 과제는 국내 판매실적을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10만대 내외를 유지하던 르노코리아의 내수 판매량은 2021년 6만대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나 취임 후에도 국내 판매실적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2022년 5만대로 떨어진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에는 급기야 2만대까지 주저앉았다.

이런 가운데 4년 만에 나온 신차인 그랑 콜레오스에 대한 기대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랑 콜레오스로 재기하겠다는 그의 각오는 절치부심에 가까워 보였다. 그간 프로젝트명 ‘오로라1’이라 불렸던 그랑 콜레오스는 르노 최초의 SUV ‘콜레오스’의 이름을 계승했다. 여기에 최고급 SUV라는 의미를 더해 앞에 ‘그랑’이 붙었다.

신차 부족? 과거 얘기…새로운 르노로 새 챕터 써나간다

드블레즈 사장은 그랑 콜레오스의 경쟁력으로 ‘프랑스 대표 브랜드로서의 정체성 살리기’에 방점을 찍었다. 동시에 상품성을 높여 고급화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드블레즈 사장은 “엔지니어로서 말하자면 이번 차에 대한 모든 디테일은 제가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자신할 만큼 모든 것에 관여했다”며 “특히 이번 차에 대해 저희가 많은 신경을 쓴 부분은 흡·차음제로 D급 SUV 세그먼트에서 동급 최고”라고 단언했다.

그는 “흡·차음제 설비에 신경을 쓴 이유는 한국 고객들이 차의 정숙성을 선호하고, 또 정숙성이 있을 때 하이엔드 감성이라고 느낀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프랑스 감성을 충분히 살린 에스프리 알핀 트림을 적용함으로써 스타일링이나 역동성 부분에서 프랑스 감성을 제대로 전달해 한국 시장에 제대로 안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테크노(techno) ▲아이코닉(iconic) ▲에스프리 알핀(esprit Alpine) 등 총 3개의 트림으로 구성된다. 그 중 ‘에스프리 알핀’은 르노 그룹의 플래그십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Alpine)에서 영감을 받아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최상위 트림이다.

또한, 국내 동급 차종이자 경쟁차인 싼타페와 쏘렌토 대비 강점에 대해 “최고의 주행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인 E-테크 하이브리드”를 꼽으며 “도심에서 75%는 EV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개의 내연기관차용 파워트레인인 2륜구동용과 4륜구동용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경쟁사(싼타페·쏘렌토) 대비 약 10%쯤 효율이 높다”고 강조했다.

상품성이 좋아 비싼 가격이 예상된다고 하자 그는 “가격은 수 주 안으로 다시 말씀드릴 것”이라며 “(소비자들은)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이 제품에 어떠한 기능이 있는지, 그리고 이 제품의 콘텐츠는 무엇인지를 충분히 따져본 다음에 가격을 찾아보고 구매 결정을 한다”고 말했다. 이는 가격보다 상품성에 더욱 집중해달라는 뜻으로 싼타페, 쏘렌토보다 저렴하지는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차’ 이미지가 씌워지는 것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그랑 콜레오스는 지리자동차와 볼보에 적용된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중국 차’라는 인식에 대한 묻자 그는 질문한 기자에게 “직접 보니 어떠냐”고 역질문했다. 기자가 “전혀 ‘중국 차’답지 않았다”고 답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그것으로 답변을 갈음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 의지도 드러냈다. 드블레즈 사장은 “이번에 출시한 그랑 콜레오스는 온전하게 한국 고객을 위해 디자인했다”며 “다양한 편의품목을 장착했는데 첫 번째로는 최대의 출력을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엔진,두 번째는 2열(뒷좌석)에서 확보한 공간감, 세 번째는 인포테인먼트”라고 한국 소비자 공략 포인트를 언급했다.

디자인에서 역점을 뒀던 점에 대해서는 “그랑 콜레오스를 보면 르노차 일부 라인업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며 “디자인의 일관된 요소들이 있는데 이를 유지하는 것도 디자인 감성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클리닉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프랑스 디자인 감성의 차를 선보이기는 하지만 한국 고객을 신경 쓰고 있어서 어떤 감성을 느끼는지 비교 테스트를 한 것”이라며 “일단 전반적으로 저희 차종 디자인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인식은 굉장히 좋았다”고 덧붙였다.

향후 신차 계획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밝혔다. “이제 신차가 줄줄이 계획이 돼 있는 미래가 당사 앞에 있다고 보면 된다”며 “이 과정에서 우선 집중하는 부분은 물량이 아니라 가치”라고 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신차 부족과 점유율 하락 등은 과거 얘기다. 저는 미래를 얘기하고 싶다”며 “당사는 한국에서 새로운 챕터(장)를 써나가려고 한다. 새로운 르노가 다시 돌아왔다고 보면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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