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정치보다 사람관계 우선”
설 연휴 내내 헌재 흔들기에 집중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에도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방탄’을 이어가고 있다.
당 지도부 일부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대통령 접견을 거론하고 일부 여권 인사들은 설 당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여당은 설 연휴 내내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 흔들기에 집중했다. 여당이 단기적인 지지율 상승에 고무돼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 대통령을 엄호하며 거리 두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 접견 계획을 두고 “인간적인 차원에서 도리로서 기회가 되면 면회를 가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저는 정치보다 사람관계가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여 “민주당·헌재 재판관 사법카르텔” 탄핵 불복 명분 쌓기
국민의힘 의원 일부도 윤 대통령 접견을 추진하고 있다.설 당일인 전날 서울구치소를 찾은 윤상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관저에 왔던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들 다 (윤 대통령을) 접견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탄핵반대 당협위원장 모임’에 속한 원외 당협위원장 20여명도 전날 서울구치소를 찾아 변호인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새해 편지를 전달했다. 편지는 이 모임 소속 당협위원장 80명 명의로 작성됐다. 이들은 편지에 “홀로 독방에서 쓸쓸하게 새해 첫날을 맞이하고 계시지만 대통령님을 지지하는 많은 시민이 구치소 앞에서 응원하고 있으니 외롭다고 생각하지 말고 힘내시라”며 “우리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려 한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적었다.
헌재에 대한 공세 수위도 연일 높이고 있다. 여당은 설 연휴 동안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이미선·정계선 헌법재판관의 정치적 편향성 의혹을 제기하며 심판 회피를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이 모든 불공정 재판 배후엔 더불어민주당과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의 정치·사법 카르텔이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이 헌재에 대한 색깔론을 펼치며 강성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고 탄핵심판에 불복할 명분을 쌓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당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가 본격화하면 여당이 자연스럽게 선을 긋게 될 거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당이 재편되고 보수 결집 흐름이 나타나면서 밀착 행보만 강화되는 모습이다. 당 일각에선 비판이 제기됐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당협위원장들의 서울구치소 방문에 대해 “만약 내란죄 유죄가 났을 경우 우리 당은 내란 옹호 정당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지까지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