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롱패딩’ 한 채, 업고 가요

2024-11-30

드라마 현장 스태프, 동계 훈련을 나서는 축구선수들… 과거 롱패딩은 한파에 외부에서 일하는 이들의 작업복이었다. 이제는 결혼식장 ‘하객룩’마저 롱패딩이 가능해질 정도로 겨울철 생활 필수 아이템이 됐다.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겨울 한파에 ‘더 똑똑해진 롱패딩’을 따질 때다. 바람 한 점까지 차단하는 디테일이 관건이 됐다.

패션 블로거 김수정씨는 6년째 입어 솜이 다 죽은 애착 롱패딩과 올해는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요즘은 패션 브랜드마다 롱패딩을 출시하는 터라 이것저것 따져보고 오래 입을 롱패딩을 살 계획이다. 그는 11월 마지막 주 시작되는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을 노리고 있다.

그가 롱패딩을 고를 때 최우선으로 꼽는 요소는 ‘방풍’이다. 그것이 바로 롱패딩을 선택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똑똑한 롱패딩의 첫 번째 조건은 소매로 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막아주는 핸드 워머 처리가 튼실하게 갖춰져 있는가이다.

“소매에 방한처리가 되지 않은 패딩을 입고 한겨울에 ‘앞으로 나란히’를 해보세요. 바람이 겨드랑이까지 침투합니다. 브랜드별로 소매를 막아주는 방법이 다 다른데 일명 ‘시보리(조르개·밴딩)’가 가장 안전해요. 벨크로(찍찍이)로 손목을 둘러주는 방식도 있지만 니트 소재 이너웨어를 손상시킬 수도 있고 피부에 긁히면 짜증이 나거든요.”

바람을 막는 데에는 모자가 달린 후드 롱패딩도 필수다. 특히 후드를 여미는 끈이 있어야 바람에 모자가 벗겨지지 않고 꽁꽁 싸매기가 가능하다. 그가 말하는 똑똑한 롱패딩의 두 번째 조건은 기모 원단 활용이다. 목에 닿는 부분과 주머니 안감에 기모 처리가 되어 있어야 겨울철 특유의 선뜩함이 없다.

“세 번째는 롱패딩의 단점을 보완하는 밑단 트임이에요. 롱패딩은 길게는 발목까지 오기 때문에 자칫 계단이나 버스에 오를 때 뒤뚱거릴 수 있어요. 자유로운 보폭을 위해 적절한 밑단 트임이나 양방향 지퍼가 있어야 편하게 입을 수 있어요.”

패션 디자이너는 어떤 패딩을 고를까. 김아영씨(가명)는 보온력 뛰어난 충전재를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소비자들은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난 구스다운(거위털), 덕다운(오리털)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고, 최근엔 세탁이나 관리가 쉬운 신슐레이트, 프리마로프트 등의 합성 신소재를 선택하기도 해요. 오리나 거위털의 경우 우모량을 체크하세요. 우모량이 많을수록, 즉 깃털보다 솜털 비율이 높을수록 보온력이 우수합니다. 솜털과 깃털 비율이 8대 2나 9대 1이면 이상적인 패딩이라고 할 수 있어요. 100% 솜털이 무조건 좋다고 할 수 없어요. 솜털만으로는 부풀어 오르는 공간이 적어 공기층이 만들어지지 않으며 깃털이 있어야 충전재의 복원력이 높아집니다.”

또한 아무리 생존 아이템이라지만 디자인적 요소도 놓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는 앞 여밈에 덧단을 댄 플라켓이나 탈부착이 가능한 후드를 단 롱패딩은 찬 바람을 막아줄 뿐 아니라 다양한 느낌의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스노우피크 어패럴 관계자는 ‘필파워’를 언급했다. 필파워는 거위털 1온스(28.35g)를 24시간 동안 압축한 뒤 다시 풀었을 때의 복원력을 나타내는 수치다. 필파워 700 정도는 되어야 가벼운 중량으로 풍성한 부피감과 보온성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눈이 오는 날씨에 대비해 생활 발수 가공이 된 원단을 고르는 것도 필수. 땀에 젖을 수 있는 안감은 항균 소재를 사용해야 세탁이 쉽지 않은 패딩의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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