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의 경쟁’ 오우리 “한예리 선배님, 김민하 선배님처럼”

2025-03-19

배우 오우리는 유플러스TV 드라마 ‘선의의 경쟁’에서 극 중 채화여고 ‘F4’로 불리는 네 주연 중 한 명 최경을 연기했다. 이혜리가 연기하는 유제이, 정수빈의 우슬기 그리고 아이즈원 출신의 강혜원이 연기하는 주예리와 함께 극을 이끌었다.

최경은 네 명 중 가장 이질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로 어느 정도 미모를 가지고 있는 나머지 셋에 비해 공부에 모든 재능이 모여있었다. 하지만 상상 속에서 야한 이미지를 마음껏 떠올리기도 하고, 시험 전날 학교에 찾아가 성적으로 자신을 위로해야 안도가 되는 독특한 성격을 지녔다.

“첫 주연작품이라 준비도 많이 했고, 욕심도 냈어요. 처음에는 제 역할만 보이다 보니 못 봤던 부분을 나중에 볼 수 있었죠. 촬영 현장에서 힘들었던 만큼 배운 것도 많았던 것 같아요.”

숭실대 연극영화과를 나온 오우리는 교수님의 추천으로 최경의 오디션을 볼 수 있었다. 쌍꺼풀이 없는 외모와 날이 선 느낌, 하지만 공부만 하다 보니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느낌을 내야 했다. 게다가 극 중 어머니 남지연 역을 한 배우 고서희와 똑같은 머리스타일에 외모로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경이는 다채로운 면도 있고 귀여운 면도 있고, 어쩌면 만화 같은 캐릭터이기도 해요. 다른 인물들이 사실적인 연기를 한다면 경이는 에너지를 갖고 있되, 허술한 부분도 연기해야 했죠. 어머니 역할을 한 고서희 선배님이 저에게 ‘안경 뭐쓰냐? 나도 똑같은 거 쓰겠다’고 해주셨어요. 머리도 매직 파마로 쫙 붙이고 나오셨더라고요. 저도 그래서 한 번도 안 했지만 비슷하게 연출해봤습니다.”

무엇보다 최경이 이채로웠던 것은 1등에 대한 열망과 공부를 잘하는 유제이에 대한 열등감이 있지만, 또 야릇한 상상이나 성적인 호기심 역시 왕성하다는 점이었다. 특히 시험 전날이나 면접을 볼 때 ‘자기 위로’를 하는 장면은 배우로서 쉽지 않았을 법하다.

“프로 배우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하는 거니까 뭐든 할 수 있죠. 촬영할 때도 딱히 부끄럽거나 하지 않았어요. 재밌는 장면도 많았죠. 중간에 경이가 뭔가 찾아내기 위해 친구들과 클럽의상을 입는데 섹시한 클럽의상이 경이에게 어울리지 않아서, 이상하니까 재미있었던 경험도 했어요.”

오우리가 프로를 강조하는 이유는 배우이기 앞서 자신이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도 했던 감독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학부 때 연출수업을 위해 만들었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지만, 2019년 ‘엄마에게’와 2020년 ‘송유빈은 못 말려’, 2021년 ‘소라게’ 등 세 작품을 연출했다.

“단편영화에는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하니까 오디션도 보면서 참여했어요. 글 쓰는 일을 좋아하거든요. 과제로 내는 부분이 있었는데, 운이 좋게 수업 때 뽑혀서 연출을 하게 됐어요. 이제 곧 학교에 돌아가 졸업작품을 찍어야 하는 시기인데, 연기와 연출은 기회가 된다면 둘 다 하고 싶어요. 다른 매력이 있거든요.”

그래서 오우리가 작품을 보는 눈은 조금 다르다. 배우로서 연기에 몰두하기도 해야 하지만, 자신의 결과물이 연출적인 입장에서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생각하는 바람에 머리가 자주 복잡해진다. 그 책임감 때문에 자신을 모질게 대하다 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그는 최근 조금 더 연기를 사랑하면서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회사(사람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면서 한예리 선배님을 뵀어요. 원래 선배님 연기를 좋아했었는데. 제가 장편 ‘지옥만세’를 찍을 때 신발을 선물로 주셨어요. 그리고 최근 촬영한 드라마 ‘내가 죽기 일주일 전’에서는 김민하 선배님을 뵀어요. 사람 자체가 좋고 건강한데, 자기 확신도 있으신 것 같아 그런 마음자세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죠.”

오우리는 어떤 분위기를 입히더라도 다채로운 분위기를 내는. 그 자체로는 꾸밈이 없는 배우가 계속 되고 싶다. 이는 ‘선의의 경쟁’ 배우들과 이어가는 인연을 봐도 알 수 있다. 마침 오우리의 인터뷰날은 같은 작품 정수빈의 인터뷰도 비슷한 시간대에 있었다. 기자는 정수빈이 묻고, 오우리가 답하는 질문 두 개를 마지막으로 요청했다.

(정수빈의 질문과 오우리의 답)

Q. 언니가 연출도 하잖아. 배우로서 보는 나(정수빈)의 장점은 뭘까.

A. 처음 볼 때부터 당연히 너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어. 연기도 잘하고 그저 빛이 나 보였거든. 처음 대본연습을 하는데 그 사람 안에 감정이 굉장히 많이 쌓여있는 것처럼 보였어. 책처럼 읽어보고 싶은 사람이었지. 그런데 귀엽고 매력적이어서 그런 사람이 막 웃고 뛰어다니는 모습도 보고 싶었어.

Q. 극 중 반장선거에서 슬기가 경이에게 상처를 주는데 금방 슬기를 도와주잖아. 어떻게 기분이 풀린 걸까?

A. 물론 슬기에 대한 분노도 있었지만 제이가 있었다는 걸 알았어. 제이가 계속 같이 있던 나와의 약속을 깨고 아이들 앞에서 수치를 줬다는 게 더 화가 났지. 하지만 엄마의 서류를 보면서 슬기도 제이에게 이용당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 좀 바보같고, 순진한 아이가 아닐까 안쓰럽기도 하면서 ‘적의 적은 동료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 아프다니 손을 주물러주는 걸 보니 나쁘지 않은 애라고 생각해 마음에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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