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학교가 산업자원통상부의 고대역폭메모리(HBM)용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됐다. '꿈의 반도체 공정'으로 손꼽히는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개발이 정부 지원을 통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주승환 인하대 교수 연구팀은 산업부의 ‘글로벌 Top 10 첨단 후공정 기업 육성, 반도체 첨단 패키징용 핵심기반기술 개발 사업’에서 ‘산업수요연계 HBM 고성능 반도체 초고집적 하이브리드 본딩 스택장비 혁신제품형 기술 개발 사업’에 선정됐다. 주 교수 연구팀은 18일 계약을 맺고 과제 수행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과제는 인하대와 LG전자(066570) 생산기술원을 주축으로 진행된다. 또한 중소 반도체 패키징 장비 업체와 경북테크노파크가 참여해 협력 생태계를 구축한다.
연구개발 기간은 이번 달부터 45개월로 설정됐다. 정부 지원 연구개발비는 올해 15억원을 포함해 총 75억원 이내로 책정됐다.
그간 주 교수팀은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장비 개발에 매진해 왔다. 현재 △하이브리드 본딩 헤드 △나노 단위 광학 시스템 △다이 성형 기술 △고속 겐트리 등 핵심 요소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산업부 과제에서는 산업 적용을 위한 최적화와 국내 업체로의 기술 이전에 집중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여러 개의 칩을 마치 하나의 반도체처럼 결합하는 첨단 패키징 시장에서 전도유망한 기술로 손꼽힌다. 칩과 칩 사이를 연결하는 범프나 접착 소재 없이 포갤 수 있어 패키징 두께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등이 강한 면모를 띄는 HBM 분야에서도 6세대 HBM(HBM4) 이후에 이 술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열압착(TC) 본딩에서 플럭스리스 TC 본딩을 거쳐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전환되는 것이 패키징 트렌드의 핵심"이라며 "이 기술은 한국의 초고집적 반도체 구현에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생태계는 베시·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외국 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칩 메이커들이 핵심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급을 외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과제와 같은 정부의 첨단 기술 투자로 국산화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