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미국 남자 육상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퀸시 윌슨(17)이 다시 바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CNN은 6일 “고등학생인 윌슨의 관심은 트랙보다 교실에 더 쏠려 있다”며 학업에 열중하는 상황을 전했다.
윌슨은 지난해 올림픽 남자 400m 계주 예선에 출전했다. 당시 16세인 그는 미국 대표 선수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윌슨은 2008년 1월생이다.
윌슨은 현재 미국 메릴랜드주 불리스 스쿨에 재학 중이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그는 오전 5시 일어나 6시 15분에 스쿨버스를 타고 7시 30분까지 학교에 도착하는 일과를 반복한다. 윌슨은 “솔직히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건 싫지만 해야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수업을 마친 뒤에는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트랙 훈련을 소화하고, 이후에는 집에서 공부하며 다음 날 시험을 준비하는 생활을 이어간다. 그는 “솔직히 트랙보다 교실에서 더 집중하는 편”이라며 “이번 학기에도 A 평균을 유지하고 있다. 이전에도 A 학점을 놓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해부학과 생리학, 미적분학, 사진학 등을 좋아한다. 현재 진행 중인 공학 프로젝트로는 건물이 다양한 유형의 지진에 어떻게 견디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 진학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지만, “뛰어난 스포츠 프로그램과 학업 환경, 좋은 팀 동료와 코칭 스태프가 있는 학교를 원한다”고 말했다.
윌슨은 현재 실내 시즌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주말 보스턴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자신의 고등학교 실내 400m 기록을 경신하며 45초 66을 기록했다. 오는 8일 뉴욕 밀로즈 게임에서는 600m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윌 서머의 고등학교 600m 기록(1분 15초 58) 경신 여부가 관심사다. 그는 “목표는 단순하다”며 “내 레이스를 최선을 다해 뛰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윌슨은 지난해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U-18 400m 세계 기록을 두 차례나 갈아치웠다. 결승에서 6위에 머물러 개인 종목 출전권을 놓쳤지만, 계주 대표팀에 합류하며 미국 남자 육상 대표팀 최연소 선수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그는 파리올림픽 4x400m 계주 예선에서 1번 주자로 출전해 7위로 바통을 넘겼다. 하지만 미국 팀은 결승에 진출했고, 결승에서 라이라이 벤저민이 가세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예선에 출전한 윌슨도 공식적으로 금메달을 받았다.
올림픽 이후 윌슨의 삶은 더욱 바빠졌다. 힙합 아티스트 제이지를 만났고, 여러 대학을 방문했으며, 메이저리그(MLB)와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에도 초청받았다. 볼티모어 레이븐스 팬인 그는 쿼터백 라마 잭슨과 함께 사진을 찍고, 와이드리시버 제이 플라워스로부터 스파이크를 선물 받기도 했다. 윌슨은 한때 미식축구 유망주이기도 했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15세 때 육상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여전히 풋볼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다. 그는 “솔직히 풋볼이 너무 그립다”며 “지금이라도 다시 뛸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슈퍼볼 초청과 가장 큰 육상 대회 출전 기회가 동시에 온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정말 고민될 것 같다”며 웃었다.
윌슨은 아직 키가 5피트 9인치(약 175cm)로 작은 고등학생이지만, 이미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그는 상대 신체 조건이나 경험 차이를 의식하지 않는다. 그는 “누구나 똑같이 스타팅 블록에 들어가고, 똑같이 스파이크를 신는다”며 “상대가 6피트 10인치(약 208cm)든, 제가 4피트 11인치(약 150cm)든, 결국 우리는 함께 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6살 선수들은 종종 ‘난 그냥 네가 이기게 놔둘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다르다”며 “나는 끝까지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그는 운전면허 시험과 같은 평범한 고등학생 일상은 잠시 미뤄둔 상태다. 하지만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고, 학생으로서 즐길 수 있는 경험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는 “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16세 학생”이라며 “공부도 하고, 친구들과 놀고, 10대가 즐길 수 있는 걸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