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 현장의 인력난과 안전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업계가 대안으로 '모듈러 주택(조립식 주택)'에 눈을 돌리고 있다.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모듈러가 차세대 주택 사업의 핵심 분야로 부상했고 DL이앤씨·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준공 실적을 앞세워 시장을 이끄는 '3강 구도'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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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 8000억원 규모
2030년 2조원 이상 성장 전망
DL이앤씨, 국내 최초 26가구 모듈러 단독주택 단지 준공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은 2023년 8000억원 규모에서 빠르게 성장해 2030년 2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모듈러 건축은 주택 부재를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탈현장 공법(OSC·Off-Site Construction)으로 공기 단축과 인력난 해소, 품질 균일화 등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정부와 업계가 주목하는 '포스트 주택 먹거리'로 꼽힌다.
DL이앤씨는 국내 모듈러 상용화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로 평가된다. 2023년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26가구 규모의 모듈러 단독주택 단지를 국내 최초로 준공했다. 2017년부터 기술 개발에 착수해 모듈 결합 관련 특허만 40여 건을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고층 건축과 해외 진출까지 시야를 넓히고 있다.
GS건설은 영국 모듈러 자회사를 정리한 뒤 국내 전문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중심으로 사업 체계를 재정비했다. 자이가이스트는 모듈러 공법을 활용한 대규모 공공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며 고층 모듈러 건축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실적은 향후 일반 아파트 시장으로 모듈러 공법을 확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수주한 시흥 거모 사업에서는 14층 규모 동이 국내 최고층 스틸 모듈러 아파트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진행한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13층)을 넘어선 것이다. GS건설은 이 외에도 인천 강화신문2단지, GS칼텍스 여수공장 사무동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 신뢰도를 높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술 실증' 중심의 장기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실대형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실제 건설 환경과 동일한 조건에서 모듈러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실증 기반 R&D가 기술 신뢰도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고, 향후 고층화·리모델링형 모듈러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도 모듈러 도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9월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민간 공급 여건 개선을 위한 주요 실행 과제로 '모듈러 주택 보급 활성화'를 제시했다. 모듈러 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정비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기존 공법 대비 공사비가 최대 30% 높아 민간이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대량 생산을 통한 단가 절감이 필수적이다. 조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결합부 하자 비용을 명확히 산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진입장벽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부 대형사는 모듈러 사업을 관심 수준에서 머무르거나 철수하는 등 3강 체제와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공공 발주 확대'를 지목한다. 민간에 비해 공공의 모듈러 수요가 여전히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공공주택·공공시설에서 모듈러 발주를 꾸준히 늘리고 금융·제도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대형사의 참여가 확대되며 시장 지형 자체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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