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시 떠난 자리 아파트와 하키장으로 변신

2024-09-17

실내 놀이공원·아이스링크로

그로서리 마켓·극장·볼링장 등

더 많은 고객 유치, 쇼핑몰 활기

국내 대표적 백화점 메이시가 소비자들의 쇼핑습관 변화로 매장을 대거 철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런 현상이 오히려 소매업계에 또 다른 활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메이시는 올해 2월 500여 개의 매장 중 150개를 2027년 초까지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메이시가 보유한 매장들을 모두 합친 총면적의 25% 정도를 차지하지만, 매출은 10%에도 기여하지 못하는 실적 부진 매장들이 폐쇄 대상이 됐다. 메이시 측은 이를 통해 절감한 비용은 다른 매장들과 블루밍데일스와 같은 다른 브랜드에 투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시 백화점이 서서히 모습을 감추는 것은 소매 업계의 몰락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철수한 빈자리가 다양하게 사용되면서 일부 쇼핑몰에서는 되레 고객을 더 끌어들이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실내 놀이공원, 아이스링크 등 전통적인 소매 업체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업체들이 입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시가 철수 한 자리에 유치되는 시설 중 대표적인 것은 놀이공원이다. 특히 레이저택이나 암벽등반처럼 액티비티를 할 수 있는 실내 놀이공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려는 쇼핑몰 업체의 의도라고 풀이했다.

백화점에서 식당이나 마켓으로 변신하는 사례도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스톤스타운 갤러리아는 메이시가 빠진 자리를 홀푸드마켓으로 대체했고 소비자의 많은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DC의 타이슨스 갤러리아에서는 메이시의 빈 매장을 식당과 볼링장, 극장 등으로 채웠다. 쇼핑몰 관리 업체 브룩필드 프로퍼티 측은 ‘메이시 빈자리의 변신’이 더 많은 고객을 쇼핑몰로 불어왔다며 2012년부터 2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투입해 앵커 테넌트 교체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시가 대체로 대형 쇼핑몰에 입점했었던 터라 주차 편의성과 교통 접근권의 우수성 덕에 고객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예 소매업체와는 상관없는 의료기관을 위한 사무실 단지나 공유 오피스 등으로 변신해서 성업 중인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보통 20만 스퀘어피트가 넘는 거대한 공간을 점유하고 있던 메이시다 보니 독특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 인근 도시 샌디에 위치한 사우스타운 몰이 그 예다. 이곳에 있던 메이시는 아이스링크로 탈바꿈했다. 2024년부터 새롭게 NHL에 참가하는 팀 ‘유타 하키 클럽’의 연습시설로 사용되는 중이다. 루이지애나 배턴루지와 오하이오 랜달 파크의 메이시는 아마존 물류센터가 됐다.

국제 신용평가 기관 피치에서 부동산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크리스 위머 시니어 디렉터는 “메이시 철수는 이제 소비자의 급변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쇼핑몰들이 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 새로운 시설들이 들어서는 것은 오히려 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넣을 수 있다”고 전했다. 메이시의 철수가 오히려 쇼핑몰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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