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건설업 전망...연구기관 ‘회복’ vs 건설사들 ‘글쎄’

2024-10-17

[FETV=김주영 기자] 건설업계가 여전히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와 공사비 상승, 해외 수주 시장의 불안정성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연구기관들과 건설업계의 향후 전망이 엇갈려 눈길을 끌고 있다.

연구소들은 수도권 주택 시장 회복과 중동 지역의 대규모 수주로 건설업 경기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 반면, 건설업계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17일 건설업계 및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상장 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 중 GS건설을 제외한 4곳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 부진에 대한 부담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향후 건설업을 바라보는 연구기관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서울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에 힘입어, 대형 건설사들이 내년부터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PF 문제와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건설업계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고분양가에 힘입어 수도권 입주 물량이 원활하게 소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형 건설사들은 이로 인해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백 연구원은 "해외 수주는 목표치에 못 미치지만, 국내 수주와 비교하면 규모 차이가 크기 때문에 대형사 실적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민간 주택 수주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실적이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연구소 역시 부동산 시장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차 회복세를 이어가다가 2025년 완만한 상승세를 전망한다고 밝혀 건설사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금융권의 긍정적 전망에도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건설업계까지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회복과 건설 업황 회복에 시차가 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수주 산업의 특성상, 지금의 영업이익과 매출은 1~2년 전에 분양한 사업들이 반영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2022년과 2023년에는 부동산 시장이 어려웠고, 이로 인해 미분양 물량이 누적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은 당시 급등한 공사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시기로,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 역시 “이번 해 초 불가리아 대형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된 것이 영업 이익 반등에 기대감을 주지만 주택 사업 등은 성장이 있다고 보기엔 어려운 상태”라고 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주택 사업에서 매출이 부진했으나 플랜트 분야에서 매출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지방과 수도권 사이의 큰 격차도 업황의 회복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게 하는 부분이다. 수도권 중심 사업지를 가진 대형 건설사의 성장을 기대했으나 이에 반해 지방 시장에서는 미분양이 여전히 큰 문제로 남아있다. 특히 2021년과 2022년 분양된 물량들은 원가율이 높아지면서 사업성이 떨어졌고, 그 영향으로 지방에서는 미분양 위험이 커진 상황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내부에서는 아직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고 평가 중”이라며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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