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침공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방안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미국, 이스라엘, 하마스는 60일간의 가자지구 전쟁 휴전과 함께 이스라엘 생존 인질과 사망 인질 시신을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교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협상을 주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에 하마스와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며 “꽤 많은 (이스라엘) 인질이 석방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큰 틀에서는 합의하면서도 세부사항에는 이견이 남아있다. 우선 네타냐후 총리는 6일 워싱턴으로 떠나는 길에 오르면서도 “하마스의 군사력과 통치능력을 제거하겠다”며 하마스 무력화를 공언하고 있다. 하마스 역시 이스라엘군을 지난 3월 휴전 협상 결렬 시점 이전 위치로 철수시키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닌 유엔(UN) 주도의 가자지구 구호 활동을 재개하자고 요구 중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휴전 협상에서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채 1차 회담을 종료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내부 정세도 가자지구 휴전의 주요 변수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초정통파 유대교 5만4000명에게 징집통지서를 보낸다고 밝혔다. 초정통파 유대교도는 그동안 이스라엘 문화를 지킨다는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이를 폐지하려고 했다.
이들 초정통파 세력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의 한 축인 점이 문제다. 이들은 징병시도를 이유로 연정이탈을 경고했고, 이 때문에 지난달 이스라엘 야권이 발의한 의회 해산안이 가까스로 부결되는 일도 있었다.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내부 관리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가자지구 재건 프로젝트에 관여했다가 손을 뗀 사실도 서방권에선 논란이 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이어진 프로젝트를 통해 BCG는 가자지구 전후 재건 관련 재정 모델을 만들면서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가자지구 밖으로 이주시키는데 드는 비용 등을 계산했다고 한다.
총 50억 달러(6조8000억원)를 들여 가자 주민 50만여 명에게 4년간 임차료와 1년간 식비, 현금 5000달러(680만원)를 포함해 1인당 9000달러(1230만원)의 ‘이주 패키지’를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국이 가자를 점령해 중동의 리비에라(이탈리아의 휴양지)로 만들겠다”고 했다가 “인종 청소”라는 국제적 비난을 샀는데 미국의 대표적 컨설팅업체가 관련 프로젝트를 한 정황이 나온 것이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가 설립한 연구소의 직원들도 이 프로젝트에 관여했다고 한다.

하마스 역시도 내부적으로 흔들리기는 마찬가지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지도부의 95%가 사망하면서 하마스의 지휘와 통제 시스템이 붕괴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력을 80%가량 상실했다는 하마스 보안군 고위 장교의 주장이 나왔다고 BBC 방송이 6일 보도했다.
이 장교는 “하마스의 통제력은 ‘제로’(0)다. 리더십도, 지휘도, 소통도 없다”라며 “월급은 밀리고, 받는다고 해도 쓸 수도 없다. 월급을 받으려다 죽는 사람도 있다. 완전 붕괴 상태”라고 했다고 한다.